[대우증권 품은 미래에셋] 45년만에 간판 내리는 대우證 '기대반 걱정반'

'박현주 청사진' 기대 불구
구조조정 불안감에 뒤숭숭

16년 만에 산업은행의 품을 떠나 미래에셋증권의 품에 안기게 된 KDB대우증권에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자기자본 8조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의 탄생과 더불어 은행계에서 벗어나 전업 금융그룹으로 인수되는 것에 대한 기대, 지난 45년간 국내 증권업을 대표해왔던 회사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아쉬움과 앞으로 진행될지 모르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함까지 온갖 복잡한 감정들이 섞여 흘렀다.

대우증권은 1970년 설립된 동양증권을 1973년 대우실업이 인수해 1983년 '대우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국내 증권업계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

이날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 본사에는 임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여의도 본사 앞에서 만난 한 대우증권 직원은 "통합 이후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박현주 회장의 청사진에 기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45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우증권이 한창 후발 주자인 미래에셋증권에 피인수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미래에셋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피인수되는 회사 직원 입장에서는 고용불안을 완전히 씻어낼 수 없다"며 "유사 부서가 통폐합되면 인력 감축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편 대우증권 노조는 내년 1월4일부터 3일간 조합원을 상대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자용 노조위원장은 "미래에셋증권이 적어낸 인수금액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의 인수는 결국 회사뿐 아니라 고객·주주·직원 등 모든 이해당사자를 파탄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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