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과징금 규모가 총 1,300억여원에 달했던 라면 담합사건에서 라면 업체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담합이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있으니 과징금을 부과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4일 농심이 과징금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은 라면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낸 총 3개의 사건 가운데 첫번째 대법원 판결이다. 이번 판결에서 라면 업체 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오면서 동일한 사안을 판단하는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의 사건 역시 기업 측이 승소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대법원은 지난 2001년 처음 라면 업체가 모였을 당시 담합 합의가 있었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이후 가격 인상 역시 각 업체별로 다른 전략을 취한 정황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법원은 "당시 라면 가격을 장기간 올리지 못하던 상황에서 라면 가격이 올라야 한다는 점 이외에 구체적인 합의 내용도 특정하기 어렵다"며 "회의에 직접 참여했다고 하는 관계인 역시 당시 회의 참여 기록에는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는 등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있어 신빙성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또 "오뚜기 내부문건에 따르면 2007년께 업계와 소비자 동향을 근거로 들어 경쟁사보다 2~3개월 정도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춰 점유율을 높이고 차별적인 가격정책을 시행하자는 정책 검토가 있었다"며 "이같이 가격을 올리자는 합의와 양립하기 어려운 사정도 나타나는 등 적어도 2002년 10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약 5회에 걸친 가격 인상에 업체들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농심은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삼양식품과 함께 회의체를 꾸려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6차례에 걸쳐 라면 가격을 담합해 올렸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1,080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자진신고한 삼양도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도 각각 98억원, 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소송을 내 2심에서 패소한 뒤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를 받고 있다. /김흥록기자 rok@sed.co.kr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4일 농심이 과징금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은 라면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낸 총 3개의 사건 가운데 첫번째 대법원 판결이다. 이번 판결에서 라면 업체 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오면서 동일한 사안을 판단하는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의 사건 역시 기업 측이 승소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대법원은 지난 2001년 처음 라면 업체가 모였을 당시 담합 합의가 있었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이후 가격 인상 역시 각 업체별로 다른 전략을 취한 정황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법원은 "당시 라면 가격을 장기간 올리지 못하던 상황에서 라면 가격이 올라야 한다는 점 이외에 구체적인 합의 내용도 특정하기 어렵다"며 "회의에 직접 참여했다고 하는 관계인 역시 당시 회의 참여 기록에는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는 등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있어 신빙성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또 "오뚜기 내부문건에 따르면 2007년께 업계와 소비자 동향을 근거로 들어 경쟁사보다 2~3개월 정도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춰 점유율을 높이고 차별적인 가격정책을 시행하자는 정책 검토가 있었다"며 "이같이 가격을 올리자는 합의와 양립하기 어려운 사정도 나타나는 등 적어도 2002년 10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약 5회에 걸친 가격 인상에 업체들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농심은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삼양식품과 함께 회의체를 꾸려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6차례에 걸쳐 라면 가격을 담합해 올렸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1,080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자진신고한 삼양도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도 각각 98억원, 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소송을 내 2심에서 패소한 뒤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를 받고 있다. /김흥록기자 ro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