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가 예방접종 내역 같은 개인정보 93만여건을 무단으로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3월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기관운영감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예방접종도우미 웹사이트를 구축하면서 예방접종 내역 조회 같은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때, 회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또 이 사이트를 통해 예방접종 시 이상반응을 보인 회원들의 정보 390건을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수집하기도 했다.

복지부의 부적절한 업무처리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복지부는 의료관련법 위반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행정처분 통합관리시스템을 제대로 활용 못해, 리베이트로 적발된 1만5,528건의 92.5%인 1만4,356건에 대해 행정처분을 하지 못했다. 또 야근이나 휴일근무자용 특근매식비를 근무현황 파악없이 인근 식당에서 매월 정액으로 일괄결제하는 방식으로 지급, 총 184회에 걸쳐 9,800만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

감사원은 또 대구·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연구장비를 도입할 때 다른 기관과의 중복성을 검토해주는 국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내부 심의위원회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두 재단이 2012∼2013년에 도입한 구매가격 1억원 이상의 연구장비 97점 중 69점이 이미 국가시스템에 등록돼 있거나 다른 연구기관이 가진 것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