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첫 美대통령 법정서 탄생하나

21C 첫 美대통령 법정서 탄생하나 美대선 공방전 장기화 조짐 "(수작업 재검표는) 민주주의의 일상적인 절차에 불과하다"(워런 크리스토퍼 민주당 플로리다 개표 감시단 대표)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고어측에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 것"(제임스 베이커 공화당 플로리다 개표감시단 대표) 미 대선의 승자 확정을 위한 재개표 공방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어 21세기 미국의 첫 대통령이 기표소가 아닌 법정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민주, 공화 당 차원의 소송뿐 아니라 치열한 접전을 벌인 지역의 유권자들이 해당 법원에 재개표 및 재투표를 요청하는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텃밭으로 알려진 플로리다주 4개 카운티에 대한 주선관위의 수개표 결정에 반발, 지난 11일 법적대응의 첫 포문을 연 공화당측은 부시가 앞선 것으로 드러난 1차 재개표 결과를 끝까지 고수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화당측은 수개표가 일부 지역에서만 전행되는 것은 민주주의에 어긋난다며 절차상의 문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는 방침이다. 제임스 베이커 공화당 개표감시단장은 12일 플로리다주 일부에서 실시되고있는 수개표 작업은 부시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헌법상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의 중지를 위해 법정에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어차피 부재자투표 도착을 기다리는 17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일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차 수개표 결과가 고어 후보에 유리하게 나타난 것도 관계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팜비치 카운티 당국이 12일 전체 42만5,000표 가운데 1% 정도인 4개 투표소의 4,500여표를 표본으로 추출, 수개표를 실시한 결과 고어 후보 지지가 19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는 카운티 전체를 수개표하면 고어 후보가 1,900여표를 더 얻게 돼 플로리다에서 낙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이애미 연방지법의 도널드 미들브룩스 판사가 부시측의 수개표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리고 이 결정에 양측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일단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판결 결과는 어차피 현상황에서 한 쪽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항소방침을 시사하고 있는 양측이 여론의 비난을 무릅쓰고 이를 감행할 지 여부가 사태가 지리한 법정공방으로 넘어갈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임명한 미들브룩스 판사의 결정이 우호적이지 않게 나올 경우 공화당은 고어가 불과 수천 표 차이로 승리한 아이오와, 오리건, 위스컨신 등의 재개표를 요구하는 맞불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3곳의 1차투표 결과는 주법상 재개표 대상이 아니지만 공화당이 법원에 재투표를 요청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초 고어가 6,000여표차로 승리했다고 발표됐던 뉴 멕시코주 선거결과가 인구밀집지역인 버나리요 카운티의 재개표 결과 오히려 부시의 17표차 우세로 나타난 것도 공화당측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있다. 한편 플로리다주 일부 카운티의 유권자와 선관위의 개표연기 및 재투표 소송도 연달아 터져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볼루시아 카운티 선관위가 주당국이 14일 오후 5시로 규정한 개표마감시간을 연장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12일 보도했다. 마이클 맥더모트 볼루시아 선간위장은 "현재까지 개표결과가 너무 팽팽해 정확한 결과를 알기 위해 투표용지를 일일이 확인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팜비치 카운티 선관위 역시 비슷한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이튿날인 8일 일부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표가 도둑질 당했다고 법원에 재투표를 요청하며 고소한데 이어 각종 소송이 연이어 터져나올 전망이다. ▨ 미 대선 향후 일정 ▲11월13일 공화당이 제기한 수개표 금지 청원에 대한 연방법원 심리. ▲11월14일 플로리다주 67개 카운티 개표 결과 제출 시한. ▲11월17일 플로리다주 해외 부재자 투표 접수 마감 및 집계. ▲11월27일 오리건주 공식 개표 결과 보고 시한 (표차 2,800표 미만이면 자동재개표 실시). ▲12월12일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지명 시한. ▲12월18일 선거인단 투표 실시. ▲2001년1월6일 상하 양원 합동 회의에서 선거인단 투표 결과 개표. ▲2001년1월20일 제43대 대통령 취임 선서. 김호정기자 입력시간 2000/11/13 17:3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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