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군 대기 명령… 전면전 임박

교전 3일째… 사망자 최소 80명
중재 나설 이집트·美 영향력 약화
해법 찾기 과거보다 더 어려워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교전이 3일째 이어지면서 민간인을 포함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등 전면전이 임박한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동트기 직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공습해 8명의 추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팔레스타인 정부 관계가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새벽까지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최소 75명으로 늘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을 향해 이날 새벽 로켓포 6발을 추가로 발사했다. 특히 하마스가 전날 발사한 수백발의 로켓포 중 일부는 가자 지구로부터 80㎞ 떨어진 디모나 지역의 원자력발전소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는 격추되고 일부는 인근에 떨어졌으나 피해는 없었다고 이스라엘은 밝혔다. 아직 이스라엘 측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상군 대기명령 등을 내리는 등 전면전을 연일 경고하고 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곧 지상군 투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군은 국경지역에 2개 여단을 배치하고 예비군 4만명의 동원령을 내린 데 이어 가자 지구 국경지역에 탱크도 배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지난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 22일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군 투입으로 1,500명의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사태를 논의했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에게 잇따라 전화해 교전중지를 요청했다.

한편 외신은 이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의 해법을 찾기가 과거보다 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012년 '8일 전쟁'은 이집트의 중재로 마무리됐지만 최근 교체된 이집트 정권은 사태해결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특히 이스라엘 청년 납치 살해와 팔레스타인 청소년에 대한 보복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의 배후에는 이집트 새 정부와 하마스 간의 불편한 관계도 한몫을 했다. 가자 지구의 유일한 외부통로였던 이집트 국경을 시시 정권이 봉쇄하면서 가자 지구의 경제난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강경파도 하마스가 2006년 가자 지구 통치 이후 1만발 이상의 로켓포를 축적하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면적으로 가기는 아직 힘들지만 양측의 양보 역시 요원한 상황인데다 중재 역할을 해줄 이집트와 미국 정부의 영향력도 예전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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