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기업신용감리 등한시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새로 적용되는 FLC기준은 미래의 현금흐름, 사업전망, 경영자의 자질 등을 종합 평가해 기업의 신용을 결정한다. 따라서 기업의 활동을 계속 추적해 신용 변화를 체크하는 관리조직의 양성이 급선무다.하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신용평가 모형 개발에만 치중했을 뿐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일부 은행들이 하고 있는 대출감리(LOAN REVIEW) 역시 대출 쪽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기업과의 다양한 거래를 체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더욱이 인력 규모가 2~3명 정도여서 제 역할을 하기는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신용감리란 특정 기업의 재무·비재무 분야는 물론 미래상환능력 등을 계속 추적해 기업의 신용에 변화가 있을 때에 은행의 의사결정에 조언을 하는 조직이다. 대출을 늘려야 할지 줄여야 할지, 회사채를 팔아야 할지 사야 할지, 담보를추가로 보완해야 할지 등 기업과의 각종 거래에 있어서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게 된다. 현재 이같은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국민은행이 거의 유일하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월 심사부에 있던 대출감리팀을 24명으로 구성된 신용감리실로 확대 개편했다. 이 조직은 MBA출신 등 대부분 고급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기업의 전반적인 사항을 체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자산운용부서 담당자를 대상으로 40명의 전문심사역을 새로 양성중이며 추가로 연수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FLC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신용감리 전문가가 제일 중요하다』며 『외국은 완전히 독립된 조직으로 크게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그동안 과거 실적 위주의 업체 관리에 치중해 미래 관리를 담당할 인력을 거의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전문가를 키워낼 연수프로그램 등의 투자 계획도 없어 새로 도입되는 FLC기준이 정착되려면 앞으로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석기자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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