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리모델링 좌초 위기
서울시 신축안 세번째 퇴짜신라 ‘수정제출’ 의지 불구일각 “추진 어려울 것”전망
조성진기자talk@sed.co.kr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추진 중인 호텔 리모델링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가 장충동 호텔신라 신축안에 대해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해‘반려’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신축안을 또다시 수정·보완해 서울시에 제출해 사업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호텔신라가 지난 1년간 세차례나 신축안을 수정ㆍ보완했음에도 서울시의 승인을 받지 못한 만큼 신축사업은 무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서울시와 호텔신라에 따르면 서울시는 호텔신라가 제출한‘남산 자연경관지구 내 건축규제 완화 요청서’를 관할 구청인 중구청으로 돌려보냈다.
한제현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전통호텔은 자연경관지구라고 해도 건축 제한을 받지 않지만 호텔신라 주차장 부지에 들어서는 면세점·주차장 복합시설은 기존 관광호텔의 증·개축에 해당돼 전통호텔과 면세점을 신축하는 계획안은 위법이라고 결론 내렸다”면서 “이번 반려 조치는 1년 여간 수정·보완 요구 끝에 내린 첫 공식 결정”이라고 밝혔다.
호텔신라가 중구청을 통해 시에 제출한 신축안은 현재 운영 중인 면세점을 지하 4층, 지상 4층, 207개 객실을 갖춘 전통호텔(비즈니스급)로 바꾸고,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에 지하 6층~지상 4층 6만6,415㎡ 규모의 면세점을 새로 짓겠다는 내용이다. 신축안에 따르면 2,868㎡에 달하는 면세점 면적이 추가로 확보된다.
호텔신라는 2011년 5월 27일 이 신축안을 서울시에 처음 제출했고 서울시의회는 두 차례(2011년 6월 7일, 7월 8일)에 걸쳐 자연경관지구에도 ‘전통호텔은 건축이 가능하다’고 조례를 개정해 상황은 호텔신라에 유리해졌다. 이 때까지만 해도 서울시가 호텔신라의 계획을 승인해주는 분위기였다.
이후 서울시는 호텔신라에 신축안 내용 중 전통호텔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면서 내용을 수정·보완했으나 결국 신축안의 초점이 몸통인 전통호텔보다 부대시설인 면세점 확장에 더 맞춰져 있는 것이 문제가 됐다. 전통호텔 신축이 호텔신라 면세점의 신축 허가를 얻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비난 여론이 갈수록 거세진 것이다.
호텔신라로서는 성장 동력인 면세점을 확장해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신축 사업에 사활을 걸고 진행해왔다. 신라 면세점 매출은 2002년 2,300억원에서 2011년에는 1조 5,018억원으로 9년 만에 6.5배 가까이 늘면서 호텔신라 전체 매출에서 83.5%라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호텔신라로서는 면세점 확장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기존 관광호텔의 부설 주차장을 인근지역에 확보하는 방법으로 계획안을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시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여론 분위기를 감안할때 신라가 추진하는 신축 사업이 쉽게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