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산업은 중소기업 중심의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향후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 확충은 물론 투자와 고용증대를 통한 성장잠재력 제고에도 매우 중요하다. 국내 부품ㆍ소재산업은 제조업 전체 생산의 42%, 고용의 47%, 수출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최근 세계시장에서 완제품의 조립가공 능력은 국가 간에 평준화돼가고 있는 반면 관련 부품ㆍ소재의 경쟁력이 최종 제품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결정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중국ㆍ동유럽 등 신흥공업국의 산업화가 완제품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됨에 따라 이에 필요한 부품ㆍ소재의 수출이 우리나라에서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총수출에서 부품ㆍ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1년에 53%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늘어 2007년에는 62%까지 상승했다. 즉 중국의 산업발전에 필요한 중간재 일부를 우리나라가 제공하고 중국은 이를 완제품으로 조립가공한 다음 미국ㆍ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형태의 국제분업구조가 한중 간에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전자산업의 경우 우리나라가 컴퓨터를 직접 수출하는 대신 반도체, LCD 모니터 등 부품 형태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따라서 앞으로 수출 증대를 통한 안정적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부품ㆍ소재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강화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입각해 발전잠재력이 높은 중대형 부품ㆍ소재기업을 발굴해 수출기업으로 많이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세계적으로 부품의 모듈(module)생산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모듈생산방식은 개별 단위부품을 최종 완제품에 직접 장착하지 않고 다수의 기능적으로 관련된 부품들을 유기적으로 구성한 모듈로 먼저 완성한 후 이를 완제품 생산라인에서 다른 기능의 모듈들과 최종 조립하는 방식이다.
세계적으로 자동차ㆍ전자산업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모듈생산방식의 장점은 먼저 기술혁신을 통한 부품의 통합이나 신소재의 적용 등으로 부품수 감소, 부품의 경량화 등이 이뤄지게 돼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대형 모듈부품기업이 모듈생산에 공동 참여하는 중소 단위부품기업의 기술개발ㆍ엔지니어링 등을 지원함으로써 단위부품기업의 기술경쟁력 향상도 촉진된다.
이와 함께 대형 모듈기업과 중소 단위부품기업이 공동으로 해외 제품전시회를 개최하고 수주 노력을 하는 등 설계ㆍ개발ㆍ조달ㆍ생산ㆍ수출 등의 전분야에서 대기업ㆍ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이 활발해질 수 있다.
따라서 국내 부품ㆍ소재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부품 분야에서의 모듈생산방식을 촉진하고 확산시켜 부품기업 간 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부품의 표준화 및 공용화가 증대돼야 한다. 즉 부품 간의 호환성이 제고되고 모듈부품기업과 최종 완제품기업 간 전속 거래방식도 완화될 필요가 있다.
둘째, 부품기업의 전문화 및 대형화가 요구된다. 모듈생산방식은 고도의 기술개발 능력은 물론 규모의 경제도 중요하다. 부품기업의 대형화를 위해서는 중소 부품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촉진돼야 한다.
셋째, 정부의 연국개발(R&D) 지원도 종래의 단위부품기업에 대한 직접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모듈단위로 통합된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간접 지원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모듈생산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핵심 모듈부품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중소 단위부품기업들과 협력해 공동 설계, 기술개발 등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가능해진다.
넷째,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모듈부품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모듈부품기업의 독자적 해외 수출마케팅 능력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부품의 해외수출 증대는 물론 최종 완제품기업에 대한 부품기업의 독자적 경쟁력 및 대항력을 강화될 수 있다.
다섯째, 부품기업의 전문인력 양성과 모듈생산 관련 설비투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모듈생산을 위해서는 고기술 부품의 설계 인력과 관련 설비의 확충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모듈별로 전문화된 미니 산업클러스터 조성도 바람직하다. 모듈단위의 기술개발과 생산성제고를 위해서는 모듈부품기업 중심의 소규모 특성화된 클러스터 조성으로 관련 기업들 간 기술ㆍ인력을 교류하고 해외시장 정보 및 인프라 등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고도의 기술경쟁력을 필요로 하는 핵심 부품ㆍ소재산업의 발전으로 향후 투자 및 고용의 증대는 물론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화하고 선진화함으로써 경제 활력이 크게 제고될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