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총재 내정자에 바란다] 통화정책 어떻게?

'콜금리 운용' 큰변화 없을듯

오는 4월7일부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게 될 이성태 총재 내정자가 연 4.0%인 콜금리를 어떻게 운용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단 이 총재 내정자는 지난 2004년 초부터 부총재 겸 금융통화위원회 멤버로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해온 만큼 기존 정책기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세 차례에 걸친 금리인상을 단행, 콜금리가 중립 수준에 상당히 가까워져 있어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때문에 한은의 전망대로 우리 경제가 5%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경우 이 내정자가 시장과 대화를 하면서 금리정책을 풀어나갈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한달 전 열린 통화정책 국제워크숍에서 이 내정자는 “통화정책은 경제주체들의 기대를 통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긴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과정을 비밀로 유지했으나 이후 통화정책 패러다임은 점차 공개주의로 전환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강조해 통화신용정책의 투명성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그동안 중립 금리 수준에 가까워지기 위해 ‘중기적 관점’에서 선제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해오던 통화정책 방향이 물가와 경기흐름 등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이동한 만큼 각종 변수에 이 내정자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두 차례가량의 추가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는데다 일본과 유럽연합(EU)도 금리인상에 동참할 예정이어서 내외 금리차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또 연초부터 시작된 환율 급락과 유가 급등 등을 고려할 경우 통화정책 방정식은 더 복잡해진다. 일부 한은 관계자들은 이 내정자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선제적으로 정책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과감하게 금리인상 기조를 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다음달 초 김태동ㆍ김종창 금통위원의 임기가 만료되는 등 금통위 멤버가 바뀌는 점도 이 내정자가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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