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봉지 발암' 기사 엉터리였다

시카고 트리뷴, 지난 해 과학관련 7개 오보 소개
치약 항균제·플라스틱 유연제 등 위험도 과장
필로폰 중독·10대 방황은 예전보다 되레 줄어




세계적 과학 권위지인 사이언스에 게재됐던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논문이 조작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시카고트리뷴이 9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보도된 잘못된 과학 관련 기사를 모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은 조지메이슨대 부설 통계검정연구소(STATS)가 선정한 2005년 7대 ‘과학보도 오류사례’를 소개하면서 언론에 보도된 과학적 경고나 치료 전망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STATS 선정 7대 오류는 다음과 같다. ◇치약 테러 치약에 함유된 항균제가 우울증, 간질환 및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도 이후 매장에서 치약이 철수되는 소동이 있었다. 치과협회는 그러나 염소성분이 과다하게 함유된 뜨거운 물에 문제의 항균제가 들어 있는 실험 환경에서만 그러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이든 팝콘 ABC방송은 식품의약청(FDA)이 팝콘 봉지와 패스트푸드 용기 등에 함유된 화학물로 인한 암 발병 위험이 기준치의 세배나 되는 것으로 추정돼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로 FDA의 조사는 없었고 문제의 화학물이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일도 없었다. ◇플라스틱 유연제 공포 USA투데이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화학제인 프탈레인과 남자 유아의 기형이 연관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보도, 전국 부모들을 공포에 몰아 넣었다. 그러나 정부의 전문가위원회는 이 연구의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비만 역풍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경미한 과체중이 꼭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발표하자 언론은 이를 비만을 경고해온 ‘음식 경찰관들’이 국민들을 다이어트로 죽이려 한 증거인 것처럼 요란을 떨었다. 그러나 CDC의 조사 결과는 통계학적으로 별 의미가 없었으며 CDC 조차 이 결과가 최종결론이 아니라고 밝혔다. ◇프렌치 프라이 맥도널드 제품에 대해 암 및 신생아 기형출산과 관련 있는 아크릴아미드가 함유돼 있는 점을 고객에게 경고하라는 소송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제기되자 언론이 히스테리를 일으켰다. 그러나 이는 문제의 아크릴아미드가 암 발생률을 낮출지도 모른다는 대부분의 연구 결과를 간과한 것이었다. ◇필로폰 중독 필로폰은 그동안 가장 위험한 마약으로 소개돼 왔다. 그러나 고교생들의 필로폰 사용이 최근 5년간 28%나 줄었으며 필로폰 중독자도 다른 마약 중독자와 똑같은 갱생률을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이 같은 맹신이 흔들렸다. ◇방황하는 10대 뉴욕타임스는 10대 청소년들이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약물ㆍ술ㆍ섹스에 점점 더 많이 탐닉하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시간대의 연구 결과 10대들의 비행은 과거 보다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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