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SK 계열사 정기주주총회는 SK㈜와 나머지 계열사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분식회계로 물의를 빚은 SK글로벌 최대주주인 SK㈜의 주총은 소액주주의 질문과 항의가 빗발쳤던 데 비해 글로벌과의 관계가 적은 SK텔레콤과 SKC, SK케미칼 등은 별다른 소동없이 무사히 끝났다.
SK㈜ 소액주주들은 이날 최태원 회장 구속과 SK글로벌 분식회계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사진 총사퇴와 자사주 매입, SK텔레콤 지분매각 등을 요구했다. 소액주주들은 “글로벌 분식여파로 주가가 반토막이 나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면서 “구체적인 회사 회생방안과 글로벌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밝히라”고 따졌다.
이에대해 황두열 SK㈜ 부회장은
▲최소 10%의 자사주 매입,
▲SK텔레콤 지분매각,
▲신인도 회복노력 등의 `SK글로벌 파장 진화방안`을 내놓았다.
황 부회장은 “자사주를 최소 10%이상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 있다”면서 “소요되는 비용은 900억 정도로 추정돼 여력은 충분하지만 채권단과의 관계와 향후 경영계획을 고려하면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무수익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는 SK텔레콤 지분은 매각한다는 방침”이라며 “다만 텔레콤 주가가 낮은 상태인 만큼 회사이익을 극대화하는 시점에서 매각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황 부회장은 “SK글로벌에 상품매출채권 1조5,000억원을 출자전환 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보충 설명에 나선 유정준 경영지원부문장(전무)은 SK㈜의 잇단 신용평가등급 하향조정 가능성과 관련, “14일 중으로 무디스 관계자를 만나 정확한 실상을 설명하고 다음주에는 S&P 관계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전무는 최태원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대여금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황 부회장은 주총을 마치기에 앞서 “글로벌 사태를 수습하는 데 있어 주주들 이익에 반하는 결정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나 이사진 총사퇴 의향에 대해서는 직답을 피했다.
반면 SK텔레콤 등 나머지 계열사 주총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SK텔레콤은 서울 대방동 사옥에서 제19기 정기주총을 열어 재무제표 승인, 배당금 확정, 사내외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20여 분만에 처리했다. SKC와 SK케미칼도 각각 이날 오전 강남 본사에서 정기 주총을 열어 결산보고서승인, 이사 재선임, 이사보수 한도 증액, 정관상 사업목적 추가 등의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처리, 10여분 만에 끝났다.
<한영일,손철기자 runir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