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삼매경에 빠진 이들에게 오뉴월 뙤약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호연지기를 기르며 우정의 깊이를 더하고 건강을 다질 수 있는 골프의 매력이 더위 정도는 잊게 할 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프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을수록 피부 건강에는 빨간 불이 켜지기 마련이다. 4~5시간 가량 지속되는 라운딩 내내 피부가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탓이다. 특히 요즘처럼 자외선이 강한 때에 필드를 돌게 되면 콧잔등이나 광대뼈 부위 뿐 아니라 얼굴 전체가 새빨갛게 달아오르게 된다.
강한 자외선을 쬔 피부가 일시적인 일광화상을 입게 된 것이다. 이럴 때는 즉시 찬물로 세수해 열을 식혀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유독 뺨만 발그레해지는 골퍼들은 주의해야 한다. 단순한 일광화상이 아니라 안면홍조증이나 모세혈관 확장증의 증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질환들은 모세혈관의 수축과 이완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혈관들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확장되어 나타난다. 대개 기온이 낮은 환절기나 겨울,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옮길 때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여름에 골퍼들에게서 이런 증상이 보이는 것은 자외선 때문이다. 자외선은 혈액 내 히스타민의 농도를 높이는데 히스타민은 모세혈관을 확장 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런 사람들 역시 찬물로 세수하는 것이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방책일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만약 뺨이 붉어지는 것에 신경이 쓰인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통상 V빔 레이저 치료가 적용되는데, 문제가 되는 모세혈관의 숫자를 줄여주는 방법으로 효과적이다.
V빔 레이저는 혈액 속의 붉은 색소인 옥시헤모글로빈과 헤모글로빈에 반응해 피부의 손상 없이 혈관만 제거한다. 피부손상이 없으므로 시술부위가 붉게 변하는 자반증 등의 불편한 증상이 드물고, 곧바로 화장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시술은 한 달에 한 번 시행되며 증상에 따라 수 차례 거듭한다.
임이석ㆍ의학박사ㆍ테마피부과원장ㆍwww.beautyskin.co.kr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