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8월초 검찰 출두를 시사하면서도 민주당의 정신과 법통 계승을 강조하고 나서 당을 버팀목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굿모닝 시티 사건을 정면돌파 하려는 것 아닌가 라는 분석을 낳고있다.
정 대표는 28일 자신의 검찰출두 시기와 관련, "신당 문제가 거의 매듭단계인데 8월 1일이나 2일께 나가면 익스큐즈(이해) 될 것"이라며 "되기만 하면 내일, 모레라도 급히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그러나 "신당 논의의 맥이 끊길까 봐 (신.구주류) 양쪽에서 모두 나가지 말라고 한다"며 "그래도 연내에 안 나가는 것도 아니고, 한달 안 나가는 것도 아니다"고 말해 신당논의 진행 상황에 따라선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정 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며 "민주당의 정신과 법통을 계승하려는 노력에 대해 미래를 포기하고 과거에 집착하려는 것으로 폄하해선 안된다"며 "민주당은 우리의 선배들이 풍찬노숙(風餐露宿, 바람과 이슬을 맞으며 한데에서 먹고 잔다는 뜻으로 모진 고생을 이르는 말)하면서 키워온 전통있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당문제를 위한 조정ㆍ대화기구 모임이 진행중"이라며 "분열없는 통합신당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정 대표의 행보와 관련, 민주당과 거리를 두고있는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개인비리 양상으로 비쳐지는 굿모닝시티 사건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 대표측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도 적지 않다. 자칫 검찰 수사와 관련, 자신의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당을 지렛대로 이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추가조치 없다 = 정 대표측은 당초 `청와대 문책인사` 발언이후 시사했던 제2, 3의 추가조치는 당분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속도조절에 들어간 셈이다. 정 대표가 청와대와 관계를 `대립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임을 강조했고, 자신의 `문책인사` 발언을 취소해달라고 했듯이, 당분간 당정간의 협조측면을 부각시키면서 청와대와 당내기류, 여론의 향배를 주시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 대표측의 주변에선 검찰이 정 대표를 상대로 소환장을 보내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일부언론에 피의사실을 공표해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기 위해 관련 서류까지 준비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이를 알고 이날 진정서 제출을 보류시켰다. 이는 검찰출두를 거부하기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살 소지가 있는데다, 집권당 대표가 검찰 및 정부와 정면 충돌하려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내부 반대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