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지난해 성적표를 보면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라는 말을 무색케한다. 매출액은 물론이고 수익성이 모두 두자리 수 성장행진을 하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이런 성공은 최근의 일도 아니다. 12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의 큰 관심을 받아가며 시작한 금강산 관광사업이 올해 선박의 추가투입, 상품의 다양화 등으로 정착단계에 들어가고 세계 및 국내외 경기가 회복의 기지개를 다시 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한 집계가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외부 투자가들의 분석이나 현대상선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4조8,0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 97년의 3조952억원 보다 54.3%가 늘어난 수치.
국내 최대 종합해운기업으로서 뿐 아니라 세계 정상의 해운기업으로도 그 입지를 굳히고 있다. 무엇보다 매출이 전액 달러수입이고 국내의 수출입 화물수송이 아니라 70% 이상이 제3국간을 운항하면서 벌어들인 것이다. 외화난을 극복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98년 상반기만 해도 전체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83% 늘어난 2조4,400억원, 당기순이익은 350억원으로 205%가 증가했다. 컨테이너선 부문이 1조1,9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7% 늘어났고 자동차 LNG(액화천연가스) 원유, 석탄, 철광석 등을 수송하는 벌크전용선 부문은 79% 증가한 1조2,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양부문이 균형성장을 했다. 종업원 3천명이 1인당 매출 8억원, 순이익 1,200만원씩을 올림 셈이다.
부문별로는 컨테이너 영업에서 지난해 상반기 중 해외선사인 APL(미국), MOL(일본)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한국-중동간 직항로를 개설하는 등 전세계로 항로를 확대재편해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했다.
벌크전용선 부문에서는 새로 건조한 자동차선 3척을 투입했고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했으며 원유, LNG 등을 수송하는 탱커선과 부정기 벌크선, 광탄선 등 전분야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했다.
특히 외형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과 해외영업력 강화에 주력한 것이 실적호전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상선은 사업기반이 국내를 넘어 전세계에 걸쳐있다. 컨테이너를 비롯해 자동차, LNG, 원유, 석탄, 철광석 등 거의 모든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200여척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또한 사업구조가 「황금분할」로 불릴 만큼 경영이 안정되어 있다는 점도 현대의 12년 성공을 떠받치는 주춧돌이다. 컨테이너선과 자동차선·광탄선·탱커 등 벌크전용선 부문의 매출비중이 각각 절반씩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같은 경영기조를 올해에도 지속, 세계 최고의 물류종합기업으로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민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