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R&D투자확대] 구조조정 끝 "이제는 기술개발"

4대그룹은 IMF이전 백화점식 사업 확장 전략으로 힘이 분산될 수 밖에 없었지만 불필요한 사업 부문 정리 등 2년 여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전략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보다 자신있게 감행할 여력을 마련했다.반도체와 자동차, 정보통신 부문의 호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이들 부문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시키는 주요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21세기 전략사업을 선택한 4대그룹들의 다음 단계는 당연히 기술력 확충이다』며 『특히 급변하는 전세계의 산업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독자적인 기술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위기의식을 갖고있다』고 설명했다. ◇R&D투자 어떤 부문에 집중되나= 삼성그룹은 전자와 인터넷사업에 R&D 투자를 집중한다. 현대는 자동차와 전자, LG는 디지털사업과 통신 부문에, SK는 정보통신에 연구 개발비의 대부분을 투자할 방침이다. 내년도 R&D투자를 올해 보다 30% 늘려잡은 현대는 자동차 부문의 신차 개발과 생산라인 합리화에 투자를 집중시킨다. 4대그룹이 중첩적으로 투자하는 전자분야는 최근 각광을 받고있는 LCD(박막액정표시장치)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21세기 기술 선도 기업의 위치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내년도 연구개발 투자비 2조5,000억원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와 전자, 인터넷 분야에 쏟아 붇는다. 삼성은 특히 새로운 제품의 개발보다는 기존 제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집중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LG는 1조5,000억원의 R&D투자를 디지털 TV와 LCD등 디지털 관련 사업과 통신기기 운영 서비스, 인터넷 비즈니스, 정보전자소재등에 집중키로 했다. 석유화학 부문의 대규모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SK도 정보통신 분야에 대규모 R&D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실제로 계열사인 SK텔레콤은 IMT-2000 기술 개발에만 내년에 734억원을 투자하는등 R&D투자를 지난해 보다 21.4%나 늘려 잡았다. ◇R&D투자 확대 이제부터 시작이다= 4대그룹이 내년도 R&D투자를 확대하고 나선 것은 IMF 체제 2년동안의 구조조정 충격에서 벗어나 기술 개발을 통한 기업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내년도 R&D투자는 기업의 21세기 청사진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4대그룹들이 일제히 공격 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올해 경기 호조에 힘입어 투자여력을 확보한 4대그룹들은 내년에는 지난 97년 이래 침체상태에 있었던 R&D부문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4대그룹들이 연내에 부채비율 200%를 달성, 내년부터는 부채비율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점도 R&D 투자를 늘릴 수 있게된 주요한 배경이다. 반도체를 비롯해 디지털분야와 정보통신등 미래 첨단 산업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이상 미루게 되면 21세기 기업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도 R&D투자를 확대하게된 요인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그룹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21세기 기업 경쟁력 확보을 위해서는 기술과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라며 『내년을 기점으로 기업들이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형기.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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