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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 20만대 시대가 열린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한국GM·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은 안방을 지키기 위해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했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인하가 더해지면서 국산차 판매가 늘었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완성차 업계의 내수 판매는 141만3,2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증가했다. 내수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털어 현대차 쏘나타가 2년 연속 베스트셀링카에 오르면서 토종차의 자존심을 지켰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기아차의 쏘렌토·카니발은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 10여년만에 10위권에 진입했다. 경기침체로 생계형 창업자들이 늘면서 현대·기아차의 소형 트럭인 포터와 봉고가 꾸준히 잘 팔렸고, 쌍용차는 소형 SUV인 티볼리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내수 시장에서 크게 약진했다.
◇쏘나타 2년 연속 판매 1위…RV가 대세=쏘나타는 올 11월까지 9만5,760대가 판매돼 지난해(10만8,014대)에 이어 2년 연속 국산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무난하게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출시 30주년을 맞은 쏘나타는 디젤과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의 파워트레인이 추가되면서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5년 만에 새 모델이 출시된 아반떼는 디젤 모델 연비를 리터당 18.4㎞까지 끌어올리며 상품성을 크게 개선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올 초 4,000대까지 떨어졌던 판매량은 지난 9월 신차 출시 이후 월 1만대 수준을 회복해 총 8만6,968대를 팔았다.
쏘나타와 아반떼가 세단의 자존심을 세웠지만 레저용 차량(RV)이 인기를 끌면서 SUV가 베스트셀링카 10위 내에 3개나 포함될 정도로 대세로 자리잡았다. 현대·기아차의 대표 RV 차량인 싼타페(8만739대)와 쏘렌토(7만1,567대), 카니발(6만2,734대)가 주인공이다. 베스트셀링카 10위권에 RV 차량이 3종이 포함된 것은 지난 2005년(스포티지·싼타페·투싼) 이후 10년만이다. 반면 개소세 인하로 인해 소형차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기아차 모닝과 한국GM의 스파크는 후진했다. 지난해 9만6,089대가 팔리며 국산차 2위에 올랐던 모닝은 올 11월까지 7만8,398대 판매에 그쳤다. 스파크 역시 10위(5만2,099대)로 3계단 하락했다.
◇티볼리 돌풍에 소형 SUV 시장 후끈…내년에도 신차 출시 봇물=올해 내수시장에서 단연 화제를 모은 차종은 티볼리다. 11월까지 3만9,809대가 팔렸다. 단일 모델로 순위를 매길 경우 9위에 랭크될 만큼 많이 팔렸다.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티볼리 외에도 르노삼성차의 QM3가 2만1,542대, 한국GM의 트랙스가 1만913대가 판매되는 등 소형 SUV가 성장성 높은 세그먼트로 자리잡았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내년에 친환경차 등 자사의 야심작을 대거 선보이고 점유율 확대를 꾀한다. 현대차는 친환경 전용 차종인 아이오닉을 1월 중순 출시한다. 리터당 20㎞에 달하는 높은 연비로 도요타 프리우스와 정면으로 맞붙는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먼저 출시한 뒤 전기차와 PHEV도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기아차 역시 스포티지보다 작은 소형 SUV 형태의 친환경차 니로를 4월께 출시한다. 한국GM도 순수 전기차 볼트로 맞불을 놓는다.
기존 주력 차종의 새 모델도 잇따라 출시된다. 기이차는 신형 K7을 통해 준대형 세단 시장을 노린다. 이미 삼성 임원들 절반이 선택한 차로 주목받으면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한국GM은 유로6 엔진을 탑재한 말리부·크루즈를 내놓을 예정이며 쌍용차는 티볼리 롱바디 모델을 출시해 판매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르노삼성차는 중대형 세단 탈리스만과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들여올 예정이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