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압력 높아질것"

퇴임 앞둔 김중수 한은총재, 금리인하 주장에 잇단 반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퇴임을 앞두고 '금리인하론'에 쐐기를 박았다.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간담회에서 "하반기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14일에는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디플레이션 논쟁에 뒤늦게 화답한 것인데 시장 일각의 금리인하 주장에 반론을 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의 변동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0년 1ㆍ4분기부터 지난해 2ㆍ4분기 소비자물가를 분석한 결과 2012년 하반기 이후 물가 수준이 1%대로 낮았던 것은 지속성이 낮은 요인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후 여건 호조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구제역 파동(2010~2011년) 이후 돼지 사육 두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됐던 영향이 컸다고 봤다. 또 무상급식ㆍ무상보육 등 제도적 효과에 따라 개인서비스요금이 떨어지면서 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세계 경기 회복 지연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최병재 한은 조사국 모형분석팀 과장은 "상관관계가 높지 않은 농축수산물 가격과 석유류 가격에서 2010년 이후 같은 방향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2012년 이후에는 초과 하락의 방향으로 연속 충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저인플레이션 요인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 과장은 "일시적 일방향의 연속적인 충격 발생 현상이 완화되고 경기회복이 본격화할 경우 상승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승 속도는 대내외 경기회복 강도, 국내원자재가격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