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이동통신기기를 통한 광고(모바일 광고) 시장이 큰 폭으로 커지고 있지만 정작 정보통신기술(IT)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모바일 광고를 차단하는 프로그램 사용자도 꾸준히 늘고 있어, 광고 수급 불일치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초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우리나라의 연간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불과 5억원이었으나 이후 5년새 1,800배 넘게 증가해 올해 9,4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에는 3조3,000억 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세계 시장도 마찬가지여서,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는 전세 모바일 광고시장 규모가 지난해 180억 달러에서 2017년에는 420억 달러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 했다.
하지만 모바일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짜증은 매우 높아진 상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최근 7,69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한 결과 '가장 피하고 싶은 광고'에 모바일 광고(28.5%)가 꼽혔다. 특히 20대를 제외한 10~50대 연령층 모두 '기피 광고' 1위로 꼽을 만큼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했다. 애드 블록 브라우저나 블록디스, 크리스탈·퓨리파이 등 광고 차단용 애플리케이션(앱)의 전 세계 사용자 수가 지난해 1억2,100만 명에서 올해 1억9,800만 명으로 크게 늘어난 점도 모바일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IT업계에서도 광고 차단 정책을 펴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폐쇄적인 운영체제(OS) 운용으로 유명한 애플은 자사의 최신 버전 OS인 'iOS 9'부터 광고 차단 앱을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은 지난 9월 스마트폰 등 화면을 가리는 모바일 광고는 아예 검색 결과에서 후 순위로 밀어내도록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용자 개인의 사용 패턴에 맞추는 것이 모바일의 특성인 만큼 모바일 광고가 기존 PC 환경의 배너나 팝업을 벗어난 형태가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사물인터넷(IoT)이나 위치기반서비스 등 신기술과 융합한 '개인 맞춤형 광고'로 더 정교하게 진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