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채권 '수쿠크' 발행 급감

글로벌시장 회복 불구 유동화 쉽지 않아 투자자 외면
1년새 73% 줄어


글로벌 채권 시장의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Sukuk)'의 발행 물량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6월말까지 1년 동안 걸프만에서 수쿠크 발행량은 43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73%나 줄어든 것이다. 반면 걸프 지역의 회사채 발행물량은 13% 증가해 수쿠크 발행량은 3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량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수쿠크는 이슬람 교리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대신에 수익금을 배당하는 채권이다. 전문가들은 수쿠크 발행 물량 감소 원인으로 유동화가 쉽지 않은 점을 꼽고 있다. 채권 매입자들이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쉽게 팔리지 않는 수쿠크에 투자하길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의 외면으로 조달금리도 올라가고 있다. 11%에 머물고 있는 회사채 금리에 비해 수쿠크의 평균 금리는 17%나 된다. 영국 로펌인 트라워즈앤햄린스의 닐 다운스 변호사는 "금융위기로 투자자들이 새롭고 복잡하거나 상대적으로 시험 받지 않은 투자상품을 꺼리면서 수쿠크가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특히 자산이 담보되지 않는 특정 유형의 수쿠크의 경우 채권 구조 자체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다 해도 수쿠크 시장이 2000년대 초중반 무렵의 성장세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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