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한파 경제파장]

대국민 호소 무색… 주간예고 수요관리제 시행키로

계속되는 한파로 전력 수요가 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여름철에만 이뤄졌던 전력수요관리제도가 처음으로 겨울철에 시행된다. 지난 12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직접 나서 겨울철 전력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대국민 호소가 무색해졌다. 13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11시 전력 수요는 6,885만㎾로 8일 오전11시에 기록한 6,856만㎾를 넘어섰다. 이 시간대 예비전력은 486만㎾, 공급예비율은 7.1%에 그쳤다. 이는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6년 만에 영하15도 밑으로 떨어지는 등 한파가 몰아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력 수요 최고치 기록이 바뀐 것은 새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다. 문제는 영하10도 이하의 날씨가 수일간 지속되는 이상한파,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속도, 구정을 앞둔 조업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최대 전력 수요가 7,000만kW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대목이다. 최대 전력 수요가 7,000만㎾에 달할 경우 예비전력은 322만㎾(예비율 4.6%)로 비상 수준인 400만㎾를 하회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한전은 하계에만 적용했던 주간예고 수요관리제를 이달부터 다음달 26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주간예고 수요관리제는 전기를 1만㎾ 이상 쓰는 대용량 수요자 989곳 중 전주 금요일에 기준 부하 대비 10% 이상 또는 3,000㎾ 이상 전력 사용을 감축하겠다고 예고한 뒤 이를 지키는 수요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75만㎾의 전력 수요를 감축하고 공급예비율을 최대 1.2%포인트까지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현 상태의 에너지 사용이 계속돼 200만㎾ 이하로 예비율이 내려갈 경우 일부 시설을 자가발전으로 돌리는 등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한전은 김문덕 부사장 주재로 전력거래소ㆍ발전자회사와 공동으로 비상수급 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밖에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 등 모든 발전소에서도 발전기 가동에 직접적이고 긴급하지 않은 급수설비, 운탄설비, 냉각펌프 등 발전기 지원설비 가동을 전력 수요가 가장 큰 시간대에 일시 중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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