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LGT "TU미디어 전산시스템 못쓴다"

양사, 방송위에 공정경쟁 여건 조성 위한 공동건의문 제출

위성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사업자인 TU미디어와 후발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전산시스템 도입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TF와 LG텔레콤은 지난 7일 오후에 TU미디어가 5월 본방송을 앞두고 특수관계에 있는 SK텔레콤에 유리한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정경쟁 여건조성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방송위원회에 제출했다. SKT는 TU미디어 전체지분 중 28.5%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며 모회사다. 양사의 공조 배경은 TU미디어가 일방적으로 SKT에만 최적화된 TU미디어 전산시스템(TUBIS)의 사용을 요구하고 최근 판매 방식을 재판매방식에서 위탁판매 방식으로 변경함에 따라 SKT는 5월 본방송에 맞춰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반면 후발 통신사업자는 적기 서비스 제공이 불투명해진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공조는 올해 1월부터 이동통신 번호이동성제(서비스회사 교체)가 전면확대되면서 KT PCS 재판매 문제로 균열 조짐을 보여온 KTF와 LGT가 다시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TUBIS 기획 및 개발에는 SKT 출신 연구개발 인력들이 대거 참여, SKT 기존 전산시스템에 적합한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TU미디어가 요구하는 전산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양사 대리점의 실적 및위치, 가입자 유치 정책 등 경영정보가 그대로 노출이 돼 훗날 TU미디어가 자체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또다른 이유다. 한 후발 이통사 관계자는 "전산시스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 방송이 개시되면 후발 이동통신사업자는 서비스 준비에 상당한 지연 또는 동시 상용이어렵게 돼 SKT로의 가입자 쏠림현상이 가속화돼 이동통신시장의 선발 및 후발 사업자간 실질적인 경쟁이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양사는 무엇보다도 TU미디어의 이같은 행위가 이미 위성DMB 사업허가 조건에 시청자 권익 및 이동통신시장의 공정경쟁을 보장토록 한 방송위원회의 정책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사는 이에 따라 건의문을 통해 방송위에 TU미디어와 이통3사간 전산시스템 구축 및 마케팅, 유통 등 관련 제도 완비를 위해 고위 임원급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중재를 요청했다. 아울러 TU미디어의 차별적이고 불공정한 행위로 인한 서비스 지연 및 차질을 감안, 이통3사 모두 상용서비스를 위한 제반 사항이 완비되는 시점에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도록 요구했다. TU미디어는 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사업 주체인 TU미디어가 요구하는 전산시스템으로 통일하지 않고 각 이통사별로 전산시스템을 별도 구축했을때 특정 서비스 출시 등에 걸맞은 타임 마케팅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판매방식을 변경한 것은 방송위가 '재판매 방식이 방송정책의 취지에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수용이 어렵다'는 의견를 통보해온 데 따른 것이라는 것이다. TU미디어 관계자는 "서비스 주체가 사업의 근간이 되는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제휴업체에 배포하는 것이 상식이다"며 "본방송을 바로 앞둔 상황에서 후발 이통사들이 속내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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