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주도권 싸고 美-中 외교전 치열

오바마, 내달 6일부터 인도·印尼·한국등 잇단 방문
원자바오는 베트남·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 맞불

동아시아 외교ㆍ안보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6일부터 인도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하는데 이어 한국 서울의 G20 정상회담(11~12일), 일본 요코하마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13~14일)까지 이어지는 동아시아 릴레이 정상외교를 펼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27일 하와이 호눌룰루에서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금지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28일에는 대 아시아 외교정책 연설에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은 역내 안보를 떠받치고 민주주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전방위 외교역량을 펼칠 것이다"고 천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의견을 반영하는 신화통신, 환구시보 등 관영언론들은 "미국이 이 지역을 정치화의 장으로 만들면서 반중(反中) 연맹을 구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클린턴 장관은 28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미중 대립구도를 의식해 "미ㆍ중의 대 아시아 정책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상호협력관계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미국이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에서의 중국과 아세안ㆍ일본과의 영유권 갈등에 개입하는 것은 물론 중국의 태평양으로의 해양진출을 방어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대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동 우선 정책을 펼쳐오던 미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아시아 개입정책으로 전환해 지난 7월에는 처음으로 클린턴 국무장관이 아세안안보포럼(ARF)에 참석해 남중국해에서의 미국의 전략적 이해를 강조하고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가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아시아에 발을 담그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EAS에 참석하고 다음달 6일까지 중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호주 등 7개국을 방문한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미국의 이 같은 전방위 동아시아 외교전에 맞서 29일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직전과 중간중간에 28일 베트남의 응웬 떤중 총리, 29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등 연쇄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영토갈등 등은 쌍방간에 호혜적으로 풀어야 하며 다자간 협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하는 등 개별국을 상대로 한 협력강화와 설득에 나섰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