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 전달방식의 무게중심이 ‘서한’에서 ‘대화’로 옮겨지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는 각종 회의나 행사 후 대변인을 통해 간접 전달되긴 하지만 노 대통령은 국정철학이나 개혁의제에 대해서는 서한이나 간담회ㆍ토론회 형식을 빌어 직접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글이든 말이든 메시지에 담긴 내용이 여론의 흐름과 동떨어진 일방 통행론이어서 가면 갈수록 대국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맞는 25일 오후10시에 방영되는 KBS 프로그램에 출연, 취임 이후 국정성과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고 23일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송출연은 ‘참여정부 2년6개월, 노무현 대통령에게 듣는다’는 KBS의 기획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노 대통령은 100분 동안 일반 국민ㆍ전문가로 구성된 패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앞으로의 국정운영 구상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 직접 나서기는 지난 200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4ㆍ30 재보궐 선거이후 노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 전달방식은 주로 서한에 의존했다. 4차례의 ‘연정(聯政)서한’이 대표적이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언론사 간담회 형식으로 대화정치를 재개, 지난 7월8일 중앙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 간담회를 필두로 ▦정치부장단 간담회(8월18일) ▦지방언론사 편집국장 간담회(8월23일) ▦중앙언론사 논설위원 간담회(8월 말~9월 초 예정)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평검사ㆍ공무원ㆍ국민과의 대화가 줄이었던 참여정부 초창기와 비슷하다. 당시 소수정권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 대통령이 직접 개혁의제를 설파했었다.
대화정치가 메시지 전달방식으로 재등장한 목적은 대국민 직법 설득. 노 대통령의 ‘대화정치’는 국정구상과 철학, 특히 개혁의제를 국민에게 직접 전파하고 국정구상의 이해를 구하는 수단으로 특정 이슈를 던져 정국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그러나 이 같은 ‘대화정치’는 대연정이나 과거사 청산ㆍ선거제도개혁 등의 당위성을 일방 통행식으로 전달수단이지 여론 수용의 장으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런 탓에 대화정치가 국민들의 기대치와 다르게 흐르고 있어 대통령 메시지의 설득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노 대통령이 던지는 개혁의 화두는 새로운 갈등과 반목의 씨앗이 돼 후반기 국정운영의 키워드로 삼은 국민통합을 오히려 해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