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위기…내·외수 복합불황 가능성”

수년간의 내수불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을 해준 수출이 위기상황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고유가와 원화절상이 장기화되면서 수출을 하면 할수록 무역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수출둔화로 내ㆍ외수 동반침체 현상까지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와 주목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위기에 봉착한 수출산업’이란 보고서를 통해 “올해도 글로벌 경쟁 심화와 고유가, 환율 불안 등의 대외 여건 악화가 예상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연구원은 우선 한국은행ㆍ산업자원부 등의 통계를 인용하며 국내 수출산업이 현재 수출 실익 감소와 물량 성장의 한계를 동시에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수입단가 증가율이 수출단가 증가율을 웃돌면서 실질무역 손실(상대가격 변화에 따른 구매력 감소) 규모는 지난 2001년 7조4,000억원(실질GDP의 1.2%)에서 지난해에는 46조7,000억원(6.5%)으로 급증했다. 반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04년 293억달러에서 2005년 232억달러로 줄었고 특히 올해 1~2월 10억4,000만달러 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분의1 수준에 그쳤다. 연구원은 이처럼 수출산업이 위기를 맞는 것은 우리 수출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화절상에 따른 손실을 제대로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원화가치의 지속적 상승에도 불구, 수출기업들이 계속 ‘시장 지향적 가격 설정’ 전략을 펼친 결과 지난해 수출기업들의 수출가격에 대한 환율전가율(PT율)은 불과 38.1%에 그쳤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내수 부문의 자체복원력이 상실된 상태에서 수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될 경우 내ㆍ외수의 동반 침체에 따른 전체 경기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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