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도시바 전방위 협력 손잡았다

차세대 나노 기술 공동 개발… 도시바, 1조대 민사 소송도 취하
세계 반도체시장 입지 더 강화

메모리반도체 기술 유출 문제로 대립하던 SK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가 기술 공동개발을 비롯해 전방위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제기한 1조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전격 취하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19일 도시바와 차세대 나노 공정기술인 나노임프린트리소그래피(NIL) 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NIL 기술 공동개발과 함께 기존 반도체 부문의 특허 상호 라이선스 계약 및 제품 공급 계약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력확대 합의에 따라 도시바는 지난 3월 메모리 반도체 기술 유출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일본 법원에 청구한 1조1,000억원 규모의 민사소송도 취하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에 2억7,800만달러(3,050억원)를 지급하기로 하고 소송취하에 합의했다.

이번 협력확대 합의에 따라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시바 소송 리스크까지 해소해 신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도시바와 장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2007년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2011년부터는 차세대 메모리인 STT-M램의 공동개발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3월 발생한 기술 유출 논란으로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도시바는 일본 검찰이 SK하이닉스의 전 직원인 스기다 요시타카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자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기술정보를 활용했다며 1조원대의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양사가 이번에 공동개발에 나서는 NIL 기술은 메모리 반도체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이번 협력으로 NIL 기술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술 상용화를 통해 메모리 제품의 원가 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3·4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도시바가 22.6%로 삼성전자(29.7%)에 이어 2위이고 SK하이닉스는 10.3%로 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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