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물시계로 명성을 쌓아온 로만손(대표 김기문)이 패션손목시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로써 국내 패션시계는 일본 카시오·스위스 스와치 등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과 토종기업이 200억원대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로만손은 시·분·초와 날짜가 따로 돌아가는 크로노그라프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아날로그 패션시계 「이케르(ICKELU)」를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이케르는 「애·우정·정열」을 갖고 자신을 사랑하는 젊음을 뜻하는 말이다. 로만손은 수입선 다변화 해제로 적극적인 공세가 예상되는 일본산 시계에 대응, 스테인레스나 티타늄밴드를 써서 차별화했다. 이 회사는 청소년층에 인기를 끌고 있는 탤런트 류시원씨를 TV광고 모델로 내세워 적극적인 홍보를 펼 계획이다. 로만손의 목표 시장점유율은 10%(20억원)다. 가격 15만~19만원대.
이케르의 등장으로 국산 패션시계는 디지털(전자) 손목시계를 내고 있는 대우자판의 돌핀과 더불어 양대축을 구축했고 카시오·스와치 등과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된다.
현재 이 시장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는 카시오의 G-쇽(남성용)·베이비-G(여성용)다. 이들은 디지털 제품으로 한국총판인 「G-코스모」를 통해 백화점 등에서 팔고 있다. 튼튼하고 방수성능이 뛰어나며 스키·수상스키용 등 기능별 구분이 특징이다. 시장점유율은 40% 가량. 15만~4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스위스의 스와치도 국내에서 인기 제품이다. 1년에 2번씩 100여종이 출시될 만큼 다양한 제품라인과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개성표현을 중시하는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우레탄밴드는 18만원대, 고급형은 40만원대까지 있다.
수입업체들은 로만손 제품이 밴드재질을 고급화하면서도 가격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한데다 크로노그라프가 바람을 일으킬 경우 시장판도에 변화가 올 것이라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면 돌핀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이케르가 아날로그 제품이어서 경쟁관계에 있지 않지만 국산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