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사 파업… 966개교 급식 비상

"21일까지 1차 경고 총파업"
학교 비정규직 2만명 참여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과의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서면서 전국 966개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학교 비정규직 3개 노조(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0일 급식비 전액 정부 지급과 방학 중 생계보장 대책 마련, 근속인정 상한제 폐지, 3만원 호봉제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였다. 이날 파업에는 6만여 조합원 가운데 2만여명이 참여했다. 파업은 21일까지 실시된다.

이날 파업 참가자 가운데 60∼70%가 유치원과 초·중·고교 급식실 종사자여서 학생급식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의 경우 파업에 420여명의 조리종사원이 참가해 78개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서울의 전체 파업 참가자(131개교 594명) 10명 가운데 7명이 조리원인 셈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총파업에 대비해 학교급식 운영 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급식을 제공할 수 없는 경우 학생들이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가정통신문도 보내도록 했다. 또 도시락 준비가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급식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오거나 빵과 우유 등으로 점심식사를 대체했다. 일부 학교에선 단축수업을 실시하거나 현장학습을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우려와 달리 평소와 다른 도시락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학생들도 일부 있었지만 맞벌이 저소득층의 학생들의 경우 대비를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저소득 아동 32명가량이 혹시라도 밥을 굶을까 봐 미리 시립상담아동센터에 도시락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며 "그럼에도 전교생 중 몇 명은 도시락이나 김밥을 싸오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대회의는 "오늘과 내일의 총파업 투쟁은 1차 경고 총파업"이라며 "이후에도 교육부와 교육청이 성실한 대안을 내지 않으면 언제든 파업대책위원회의 파업 지침에 따라 총파업 투쟁을 전개할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따라 경기 지역 93개 학교에서도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연대회의 중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는 이날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21일 간부 중심으로 100여명이 동조파업을 할 방침이다.

이날 교육부의 집계에 따르면 전국 9,856개 학교 중 충남 124개교, 충북 45개교, 전남 144개교, 경북 75개교 등 총 966개 학교가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경남 지역은 파업을 철회해 급식 차질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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