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탁사들 내년 3월부터 정비사업 단독 참여 길도 열려
벌써부터 전문인력 확보 나서
업계 2조이상 자금 유치 가능… 재개발·재건축시장 급변 예고
내년 3월부터 부동산신탁사들이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사업의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정비사업 수주 시장에 일대 변화가 예고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신탁사로는 처음으로 코람코자산신탁이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특히 부동산신탁사들은 1,000가구 미만의 중소형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탁사 입장에서는 약 1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아울러 이들 신탁사들의 참여로 재개발·재건축 시장 규모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탁사 첫 정비사업 진출 의미는=코람코자산신탁은 최근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891-6번지 일원 '성광·호계·신라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사업 대행자로 선정됐다. 코람코의 이번 수주는 향후 신탁사들의 정비사업 참여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람코의 이번 수주는 단독 시행사가 아닌 사업 대행자 방식이다. 하지만 사실상 신탁사가 조합으로부터 시행자 역할을 위임받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사업 시행자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는 사업대행에 한정돼 있지만 내년 3월부터 신탁사의 단독 시행사 참여가 가능해지게 된다. 처음부터 정비사업의 시행사로 참여하는 신탁사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동산신탁사들은 이와 관련된 전문 팀과 인력 마련에 나서고 있다.
조영호 코람코자산신탁 신탁지원본부 본부장은 "신탁사가 처음으로 정비사업을 수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사업장"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신탁사가 안정적으로 정비사업을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 향후 신탁업계의 정비사업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탁사들이 지금은 주로 나대지나 택지지구에서 진행하는 아파트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정비사업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부동산신탁사, 2조원 이상 자금 가능=우선 부동산신탁사들의 경우 중소규모 사업장 수주나 사업이 정체된 곳 위주로 수주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총 재건축 사업장 377개 구역 중 1,000가구 미만으로 사업이 정체된 구역의 비중이 89%에 달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속도가 느린 재개발 사업을 제외하고 재건축 사업 규모만 약 75조원으로 추정되며 이 중 1,000가구 이하 사업장은 약 45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재개발을 포함할 경우 약 100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는 "이들 사업장은 건설사들이 들어가기 어려운 소외된 사업장으로 신탁사들의 유망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자기자본은 1조3,000억원에 달란다. 자기자본을 지렛대 삼아 자금을 조달하면 2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신탁사의 정바사업 단독 시행사 참여가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