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기지나 안정권돌입 본격 오름세최근 시장 활황세를 타고 우선주가 뚜렷한 테마를 형성하며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우선주 강세현상은 과거 지수 상승기마다 발생하는 보통주와의 주가격차를 메우기 위한 꾸준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따라서 종목별 주가 괴리도를 활용한 선별적인 우선주 투자에 나서볼 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우선주, 보통주 따라잡기=이 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선주 강세현상은 그 동안 우선주가 보여왔던 전형적인 주가흐름을 똑같이 재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는 보통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마련이다. 우선주는 통상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이 급격히 진행되는 시점에선 보통주 중심으로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같은 회사가 발행한 주식이지만 보통주와 우선주는 상승국면에서 가격 괴리차가 더욱 벌어진다. 하지만 시장이 상승기를 거쳐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서면 보통주는 주춤한 반면 우선주가 본격적인 오름세를 보여 주가 괴리를 줄이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바로 최근 '우선주 테마군'을 뒷받치는 핵심 논리다. 지난 주부터 발생하고 있는 우선주 강세현상은 서울 증시의 특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대세상승국면, 우선주에 힘실린다=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대세상승기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하락기에는 오히려 더 크게 빠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대세 상승기였던 지난 99년엔 삼성전자 보통주가 저점에 비해 최고 170% 오른 데 그친 반면우선주는 700%나 올랐고 삼성SDI도 보통주는 121% 상승에 그쳤지만 우선주는 무려 427%나 치솟았다.
이처럼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차가 나타나는 것은 보통주와 우선주의 태생적인 차이점 때문이다. 보통주는 의결권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일정 수준의 배당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통주와 우선주의 주가 괴리차는 의결권이 중요시되는 시점에는 확대되는 반면 의결권 가치가 약해지면 좁혀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현재 시장상황도 우선주와 보통주간 괴리율을 줄이려는 시도를 확산시킬 만한 충분한 여건을 갖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우선 그 동안 주가 상승이 보통주를 중심으로 진행돼 우선주와 보통주의 가격차가 커진 데다 지난 90년~93년에 몰렸던 우선주 증자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기업들이 더 이상 대규모 현금을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현금흐름이 양호해졌고, 우선주 증자에도 제약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종우 미래에셋운용 투자전략실장은 "당분간 우선주와 보통주 괴리가 줄어드는 시도가 강력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우선주 강세장을 예고했다. 이 실장은 주요 종목 가운데 보통주 주가가 많이 상승해 우선주와 괴리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을 꼽았다. 또 인수합병(M&A)이 테마를 형성할 땐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가 우선주보다 이점이 많았지만 M&A 테마가 사라진 최근 상황에서는 시장이 굳이 보통주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 우선주의 메리트가 새삼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주의 또 다른 매력은 배당이 보통주에 비해 높은데다 최근 기업들이 높아진 배당여력을 바탕으로 배당률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주는 배당률이 보통주에 비해 통상 1% 정도 높다.
◇과도한 낙관론 피해야=하지만 우선주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과거 통계를 보면 우선주와 보통주의 괴리차가 60%대가 되면 줄어들려는 속성을 보여왔지만 40%중반까지 좁혀지면 괴리율을 다시 높이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실장은 "우선주와 보통주가 괴리차를 끝까지 줄이지 못한 것은 우선주의 경우 현재 발행기업이 83개 기업, 105개(신형우선주 포함) 종목에 불과한데다 발행물량 역시 적어 유동성에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같은 제약요인으로 인해 우선주에 관심이 모아지는 시기에는 매매가 용이하지만 우선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나면 오히려 유동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우선주는 누적적ㆍ참가적 우선주이기 때문에 채권적인 성격이 강해 파산 시 정리자산에 대한 변제권이 가장 늦다는 점도 우선주에 불리한 요인이다.
정승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