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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가 드디어 21일 문을 연다.
5년 간의 공사 끝에 위용을 드러낸 DDP는 지하 3층, 지상4층(높이 29m), 연면적 8만6,574㎡ 규모로, 총 사업비는 4,840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초대형 메가 트러스(지붕을 지지하는 삼각형 그물 형태의 철근 구조물)와 스페이스프레임(3차원 배열) 구조 덕분에 외관뿐만 아니라 실내에도 기둥이 없어 마치 거대한 우주공간을 연상시킨다. DDP는 21일 개관에 맞춰 특별기획전 간송문화전과 디자인스포츠전을 선보이는데, 특히 국보급 문화재의 보고인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소장품들이 대거 전시돼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간송문화: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전은 오는 21일부터 6월 15일까지 열리는 1부 '간송 전형필'과 7월 2일부터 9월 28일까지 열리는 2부 '보화각'으로 구성된다. 우선 1부에선 일제 식민 시절 우리 문화재를 보호에 앞장 섰던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삶의 궤적을 따라 국보급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1935년 간송이 일본인 거간 마에다 사이이치로부터 천신만고 끝에 구입한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은 장쾌한 남성미와 세련된 여성미가 동시에 구축된 고려시대 최고의 상감청자로 평가 받고 있다. 이듬해 일본에서 활동하던 영국인 국제 변호사 존 개스비를 만나 그가 수집한 수많은 고려 청자들을 찾아온 일화도 유명하다. 전시에서는 '청자기린유개향로'(국보 65호), '청자상감연지원앙문정병'(국보 66호), '청자오리형연적'(국보 74호) 등을 만날 수 있다. 같은 해 간송이 되찾아온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첩인 '혜원전신첩'(국보 135호) 역시 간송문화재단의 대표적인 문화재다. 오사카의 야마나카 상회를 직접 방문해 찾아온 이 화첩에는 월하정인, 단오풍정, 쌍검대무 등 혜원의 대표적인 작품이 수록돼 있다. 특히 간송이 1940년 장사치에게서 찾아낸 훈민정음 정본(본문과 해례본)은 간송 문화재의 백미로 꼽히고 있는데, 1962년 국보 70호로 지정됐으며,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