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ㆍ화장품업계 "지하철역으로"

대중교통 이용인구 증가따라 황금상권으로 새롭게 부상
더페이스샵ㆍ세븐일레븐 등 매출 크게 늘자 매장확대 나서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ㆍ화장품업체들이 지하철역 상권 개척을 통해 불황의 해법을 찾고 있다. 최근 고유가와 경기불황의 여파로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 이용인구가 크게 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지하철역 내 상권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1~11월까지 지하철 매장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늘어났다. 이는 2007년 대비 2008년 더페이스샵의 추정 매출신장률 13.5%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지하철역 내 상권에 진출하기 시작한 더페이스샵은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도림역 매장의 경우 월 2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매장 중 매출 상위 10위권에 올라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의 특성상 지하철 매장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는 물론 매출상승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더욱이 최근 불어닥친 불경기로 지하철 이용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지하철 매장에 거는 기대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샤화장품은 지난 한 해에만 59개의 지하철역 매장을 열며 지하철역 상권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같은 기간 지상 매장 수가 10여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증가세다. 특히 지난해 12월 매출 기준으로 선릉역점과 잠실역점, 서울대입구역점 등 유동인구가 많은 매장 3곳은 전체 300여개 매장 중 매출순위 20위권 내에 오를 정도로 불황 속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미샤는 오는 3월까지 지하철역 매장 수를 총 92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편의점업계도 지하철역 매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07년 10월 처음으로 지하철역 상권에 진출한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2월 지하철역 매장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9%나 신장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대형마트 이용고객이 점차 편의점으로 옮겨오고 있는 가운데 특히 유동인구가 많이 몰리는 지하철역 매장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2010년까지 지하철역 매장 수를 현재 120여개에서 138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인천공항철도 내 9개의 점포를 운영중인 GS25는 지난해 공항철도 내 편의점 매출이 목표 대비 17.2%나 초과 달성할 정도로 매출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맞춰 GS25는 공항철도의 주 이용층인 여행객을 겨냥해 일회용 고추장과 신문, 책, 화장품 등 여행관련 상품의 구색을 늘리고 수입상품의 품목 수도 일반 편의점보다 더 확대할 방침이다. 훼미리마트는 오는 5월 지하철 9호선 개통에 맞춰 9호선 내 24개역에 매장을 오픈하기로 하고 각종 응급약품을 비치한 응급센터형 점포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CJ GLS는 지난해 11월 지하철역 내 무인택배발송서비스를 실시한데 힘입어 한달 만에 취급물량이 80% 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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