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역삼중학교의 인기가 별로였어요. 주변에 낡은 저층아파트뿐이어서 별로 선호하지 않아서죠. 하지만 재건축으로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지금은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도 하루가 다르게 뜁니다." (서울 도곡동 H공인 대표)
재건축이 '교육 1번지'인 서울 강남권의 학군지도를 바꾸고 있다. 낡은 저층·소형아파트 밀집지역이 중대형 위주의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자 여유계층이 몰려들면서 신흥 명문학군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강남권 일대 부동산중개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의 새 재건축아파트 입주가 잇따르면서 인근 중고등학교의 학군지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도심 명문고등학교가 강남으로 이전한 지난 1980년대가 '강남학군 1기', 1990년대가 사교육 열풍으로 대치동 등 유명 학원가 주변이 급부상한 '강남학군 2기'였다면 대규모 재건축이 다시 한번 학군지도를 바꿔놓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곳이 그동안 대치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지하철3호선 한티역 주변이다. 도곡주공·영동주공 등 오래된 저층·소형아파트 재건축 완료로 이 일대의 크고 작은 새 아파트단지에 입주가 잇따르면서 대치동 학군이 외연을 확장하는 추세다.
도곡동 I공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치역 일대 학원가가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한티역 주변으로도 유명 학원이 많이 옮겨오는 추세"라며 "아무래도 주변 새 아파트 입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교육열도 높기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2만6,000여가구의 대규모 새 아파트촌을 형성한 송파구 잠실동 일대도 재건축이 학군지도를 바꿔놓은 사례다. 리센츠·엘스 등 이 일대 아파트가 최근 2~3년간 서울시내 아파트 전셋값 급등의 진원지가 됐던 것도 재건축 후 거주자들의 소득수준 향상으로 신흥 인기학군으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몰려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주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