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3개국 순방을 앞둔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은 성장률 4~5%가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내재하는 생산과 소비의 괴리가 과제”라며 “한국경제가 위기라고 말하는 이들은 경제력이 큰 대기업 사람들이며, 지금 한국은 재무구조가 가장 든든하고 계속해서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투자여력도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13일 오후(한국시간 14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센추리시티 세인트 레지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가진 로스앤젤레스 거주 동포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경제가 걱정스럽다고 무리하게 주사나 영양제, 각성제를 투입하면 반드시 2~3년 안에 부작용이 뒤따른다”며 무리한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경제법칙을 제대로 알고 순응하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말하고 “증시 및 외국자본 투자활성화를 위해 100조원 규모의 연기금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정부의 경제정책을 둘러싼 ‘좌파정책’ 논란에 대해 “경제성장의 함정이냐, 분배의 함정이냐를 놓고 다소 혼란이 있지만, 좌ㆍ우파를 구분하는 것은 낡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는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은 좌파라고 하지만 3,000%나 되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잡을 때 극단적인 우파정책을 사용했고,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도 우파였지만 좌파정책을 썼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국사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기술격차, 대기업 노동자와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격차 등 양극화가 심각하다”며 양극화 현상이 주요한 경제문제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분배 극복뿐 아니라 교육과 훈련, 연수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노동 기회를 부여해 이를 극복하려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국내 노동운동에 대해 “민주노총의 경우 고용이 확실하고 소득도 안정돼있다”며 “그들만의 노동운동에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며 대기업 중심 노동운동이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의 관심사와 유리되고 있는 현상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