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암흑기 한국에서 선교 및 의료활동을 벌인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미국의 한 변호사가 연세대에 50만달러라는 거액을 기증키로 해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14일 입국한 폴 앤더슨씨(80.변호사.美 애틀랜타 거주).
폴 앤더슨씨는 `한국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해 연세대에 50만달러를 기증하고 `앤더슨 석좌교수'직을 만들어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의 부친 얼 앤더슨씨는 1914년 감리교 선교사로 한국에 파견돼 강원도 춘천과철원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30년 세브란스 의대에 들어와 41년 일제에 의해 추방되기까지 11년간 안과 주임교수로 봉직했다.
아버지가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벌인 탓에 출생지가 강원도 춘천인 폴 앤더슨씨는 34년 서울외국인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에모리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해 변호사를 개업했다.
그는 76년부터 에모리대 재단이사로 재직하면서 20만달러를 기증해 `앤더슨 펠로우십'을 창설, 한국 유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었고 92년에는 최신 각막이식기구를 연세대 의대에 기증하는 `한국 사랑'을 실천했다.
앤더슨씨는 "한국은 아버지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며 "아버지가 정성을 쏟아 선교 및 진료활동을 펼쳤던 연세대에 아버지의 이름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석좌교수제를 창설키로 했다"고 말했다.
앤더슨씨는 이번에 7만5천달러를 연세대에 기증하고 나머지 42만5천달러는 앞으로 3년에 걸쳐 내기로 했다.
연세대는 폴 앤더슨씨가 그동안 학교발전에 기여해온 공로를 인정, 17일 교내안과.이비인후과병원 홍성춘기념회실에서 기념식을 갖고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수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