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들이 연말을 앞두고 무역흑자 400억달러 달성을 위해 막바지 수출 총력전을 펴고 있으나 수출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인 서울국제우체국이 오히려 수출을 가로막고 있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서울국제우체국은 전자부품이나 광학제품, 안경, 샘플을 비롯해 긴급수송을 해야 하는 소량물품의 수출입 창구. 연간 1만여건의 제품이 특급우편(EMS)으로 처리되는 수출의 최전선이다.
그러나 서울국제우체국은 직원들의 퇴근시간을 맞추기 위해 오후 5시이후에는 업무를 중단, 한푼이 아쉬운 기업들의 수출노력에 재를 뿌리고 있다.
기업들은 물론, 각 항만의 세관이나 하역업체들도 몰려드는 수출물량 처리를 위해 24시간 근무체제에 돌입했으나 서울국제우체국만은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무풍지대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8일 수출업계에 따르면 서울국제우체국은 최근 늘어나는 수출에도 불구하고 업무종료시간을 한시간 앞당겼다.
우체국은 관세사무소와 국제우편관세사무소 등에 공문을 보내 『동절기 업무 마감시간인 오후 5시에 맞춰 파견직원들을 철수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과 관세사들은 수출입업무에 한 시간을 손해보게 됐다.
특히 서울국제우체국은 마감시간 이후에는 긴급발송이 필요한 특급우편조차 처리하지 않아 특급우편물이 함께 접수된 일반소포와 같은 날짜에 외국 바이어에게 도착하는 사례도 발생, 대외신뢰도를 손상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서울국제우체국이 특급우편에 대해 일반우편보다 두배나 비싼 요금을 받아 챙기면서도 특급우편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중량 20㎏우편물을 일본에 수출할 경우, 일반우편은 4만8,700원이며 특급우편은 7만2,500원이다.
이에 대해 서울국제우체국 관계자는 『오후 6시 이후에는 국제선 항공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늦게 접수되는 물품은 다음날 아침에 공항으로 보낼 수 밖에 없으며 하루가 늦어진다 해도 해당업체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측은 『밤 11시까지는 국내외 항공사의 국제선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있으며 새벽 4시부터 공항업무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J상사의 K사장은 『일선 우체국들조차 연말연시 폭주하는 우편물 집배송을 위해 철야근무에 들어갔는데도 유독 서울국제우체국만은 자기들만 편하자고 일찍 문을 닫고 있다』면서 『정보통신부는 수출총력체제를 위해 이들을 연장근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국제우체국은 지난 1일부터 갑자기 통신기밀 보호를 이유로 긴급우편물 도착확인을 관세사가 대행할 경우 매건별로 위임장을 요구하거나 수입업체가 직접 찾아오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통관안내서를 전달받은 뒤에야 도착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속히 인수해야 하는 원부자재 통관이 지연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한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