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대 초반 레인콤(아이리버의 전신) 등과 세계 1위 MP3플레이어 제조사 싸움을 벌였던 코원(옛 거원시스템)의 최대주주가 중국계 기업으로 바뀐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원은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운영자금 95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계 모바일 게임회사로 알려진 신스타임즈홍콩사이언스컴퍼니를 대상으로 보통주 323만4,600주를 유상증자한다고 밝혔다.
신스타임즈가 내년 2월25일 증자금 납입을 완료하면 최대주주가 기존 박남규 대표(23.19%, 3·4분기 기준)에서 신스타임즈(23.08%)로 바뀐다.
공시에 따르면 "투자회사가 임시 주주총회 또는 정기 주총 중 선행하는 날에 지정하는 사람이 이사와 감사로 선임된다"고 밝혀 신스타임즈가 실질적인 경영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코원의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지분 처리나 사업전개 방향 등 확정된 것이 없다"며 "추가로 진행되는 상황은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코원은 한때 레인콤 등과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 선두 싸움을 벌였던 기업이다. 당시 레인콤의 '아이리버', 삼성의 '옙', 거원시스템의 '아이오디오'가 각축을 벌였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팟을 내놓은 데 이어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이들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코원은 상장 후 주가가 한때 2만6,5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100원대로 추락했고 아이리버는 12만4,500원까지 상승했지만 현재 5,300원을 간신히 웃돌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원이 중국계 기업의 자금을 유치한 것은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적자를 기록하면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휴일에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결정을 내리고 3일 만에 현지로 날아가 투자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을 보면 그만큼 내부 상황이 급박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코원의 주가는 중국 투자유치 효과를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전날과 이날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이달 24일 3,340원이던 주가는 이날 5,640원까지 올랐다. /김창영기자 kc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