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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연구기관들은 내년 주택값 상승률을 수도권 기준 평균 3%대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연말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크게 늘고 신규 분양 및 기존 주택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 같은 부정적인 흐름이 장기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주택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주택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전문가와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문가 2인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를 들어본다.
낙관론-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전문위원
"전세난에 매매 증가… 완만한 상승세 지속"
가계부채 대책 예상됐던 수준… 금리올려도 시장이 감내할 것
이남수(사진)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 주택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현재의 부정적인 흐름은 시장에서 선호 지역과 비선호 지역이 나뉘는 과정"이라며 "현재의 부정적 흐름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 역시 인상폭이 0.25% 정도라면 충분히 시장이 감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시장에서 우려하는 공급 과잉에 대해 그는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내년 입주 물량이 연간 수요를 충족하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멸실 주택 수가 4만~5만 가구로 전세 가격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난이 매매 수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금리 인상과 주택 대출 심사 강화 역시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내년 우리나라가 금리를 올린다 해도 미미한 수준일 것이고 가계부채 대책도 예상 가능했던 수준이라 이미 시장에 반영이 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수요에 못 미치는 입주 물량과 전세가가 매매가를 받쳐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분양 물량 등 신규 분양 시장 위축에 대해서도 그는 "미분양의 주원인은 분양가 상승률이 너무 높다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만약 과거에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면 가격 하락폭이 매우 컸을 것"이라며 "현재 시장이 위축돼 있기는 하지만 수요와 공급 등 여러 변수를 보면 내년 주택 시장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co.kr
비관론-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시중 유동성 축소에 주택값 약세 불가피"
여신심사 강화로 투자위축 예고… 공급과잉 올보다 심화 가능성
함영진(사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공급 과잉 현실화와 유동성 축소 등을 이유로 주택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현재의 부정적인 기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연말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것이 일종의 '공급 과잉 시그널'이라는 설명이다.
함 센터장은 "내년 주택 시장의 활기가 약해지고 가격도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자들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보수적 성향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전세난에 따른 매매전환 수요와 정부의 재건축 및 청약 규제 완화가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나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과 대출 심사 강화가 시작되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요지다.
세부적으로 그는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가 유지되더라도 시장의 자금 유동성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개 미국 금리 인상 후 6개월 내외로 한국 금리도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대출 이용자들은 지금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에 여신 심사까지 강화됨으로써 신규 분양을 통한 시세 차익, 분양권 전매, 전세 낀 갭(Gap) 투자 등도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주택 시장 상승을 견인하는 데 일조한 이 같은 투자 형태가 내년에는 거의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공급 과잉 역시 내년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