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제주강풍 대신 서귀포 출신 강성훈(19ㆍ연세대) 돌풍이 이틀째 매섭게 불어쳤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강성훈은 14일 제주 서귀포의 스카이힐CC(파72ㆍ7,168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06시즌 개막전 롯데스카이힐오픈(총상금 3억원) 2라운드에서 단독선두에 나섰다.
첫날 4언더파 68타로 1타차 2위였던 강성훈은 이날도 2타를 줄이며 유일하게 이틀 연속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 ‘프로 형님들’을 긴장시켰다.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신용진(42ㆍLG패션ㆍ합계 2언더파) 등 4명의 공동2위와는 4타차.
지난 2004년 US주니어선수권 4강에 오른 기대주 강성훈은 4년 전부터 겨울마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스윙 코치인 행크 헤이니의 지도를 받아왔다. 장타에 다양한 기술 샷까지 갖춰 지난해 코리안투어 기아로체ㆍ비발디파크오픈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6번홀(파4)에서 티샷 OB로 더블보기를 범한 것이 아쉬웠지만 강성훈은 이글 1개와 버디 5개(보기 2개)를 뽑아내며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펼쳐나갔다. 특히 15번홀(파5ㆍ585야드)에서 5번 우드로 2온에 성공한 뒤 6.5m 이글 퍼트를 홀에 떨군 것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올해 최대 목표”라는 그는 “남은 이틀간 배운다는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성훈이 뉴질랜드 교포 이승용(2002년 매경오픈) 이후 맥이 끊긴 국내 남자프로대회 아마추어 챔피언에 오르기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공동2위에 포진한 신용진과 김대섭(25ㆍSK텔레콤), 유종구(42ㆍ게이지디자인) 등은 언제든지 타수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강자들이다. 신용진은 이날 2언더파 70타를 쳐 전날 공동9위에서 점프했고 김대섭은 이븐파 72타, 유종구는 1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
첫날 공동54위까지 밀렸던 ‘백전노장’ 최상호(51ㆍ동아회원권)도 3타를 줄이는 선전을 펼쳐 공동7위(합계 이븐파)로 도약하며 우승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최다승 기록(43승) 보유자 최상호는 “우승 욕심을 낼 처지는 아니다”면서도 “날씨나 코스 상태에 비해 아직은 크게 타수를 줄인 선수가 없다”는 말로 도전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국가대표 김경태(20ㆍ연세대)도 공동7위에 올라 아마추어 강세에 힘을 보탰고 이어 강욱순(40ㆍ삼성전자)이 1오버파 공동10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상금왕 최광수(46ㆍ동아제약)는 합계 6오버파로 부진해 공동56위에 그쳤고 관심을 모은 타이 트라이언(22ㆍ미국)은 공동44위(합계 5오버파)로 한국무대 데뷔전에서 컷 통과에 성공했다. 1라운드 선두였던 윤대영(31)은 9타를 잃어 공동32위(4오버파)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