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산업계 '토마호크' 생산 중단 논란

해군 "30년치 재고 남아 있어
기능 보강 후 2019년 재생산"
업계 "산업 기반 무너져" 반발
'밥그릇 챙기려 손실 과장' 비판도


미국 해군의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 생산중단 문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오는 2017년부터 토마호크 미사일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제작사인 레이시언과 협력업체들이 의회에 방위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전방위로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이 지난 1월 토마호크 미사일 재고가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2017년 이후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 발단이다. 미 해군은 현재 토마호크 미사일을 3,000개 보유하고 있는데 한해 훈련으로 소모하는 양이 100개임을 감안하면 평시 기준으로 무려 30년간 쓸 수 있다. 물론 1991년 걸프전 당시 300개를 발사했고 2011년 리비아 사태 당시 12일 동안 150개를 쏘는 등 군사적 충돌이 생기면 소비량이 급증했다.

해군 측은 기능을 보강해 2019년부터 재생산하자는 입장이지만 2017년 이후 2년간 산업기반이 무너져 유사시 미군이 재생산을 요구해도 제때 응하기 어려워진다는 게 레이시언 측의 주장이다. 레이시언은 "생산라인이 멈추면 몇몇 협력업체가 폐업하고 엔지니어들이 생산현장을 떠나면서 무기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시언은 토마호크 생산이 중단될 경우 생산라인을 복구하는 데 3억달러 이상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미 정부가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꾸준히 감축해온 국방예산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려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군비를 줄여도 전투력과 방산업계를 유지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며 군 지도부에서는 추가 장비투입이 필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방산업계의 목소리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의회는 확실히 업계 편이다. WSJ는 "의회는 군 현장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했는데도 브래들리 장갑차와 에이브럼스 탱크의 추가 구매를 승인했고 토마호크 미사일에 대한 투자도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기류 속에 레이시언이 제 밥그릇을 챙기려 손실을 과장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해군은 토마호크 미사일 생산라인 복구는 레이시언이 추정한 금액의 3분의1인 1억달러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WSJ는 "방산업계의 주장에 과장된 면이 종종 보인다"고 지적했다. 레이시언 측이 폐업 우려를 제기했던 협력업체 가운데 하나인 제트엔진 제작사 윌리엄스의 매트 허프 부사장도 "토마호크에 무슨 일이 생겨도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