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내년하반기 호전] 설비투자 안늘리면 회복 늦어질수도

노동연구원이 내년 하반기부터 노동시장이 풀릴 것으로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경기가 연내에 바닥을 치고 내년부터 본격 회복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원의 예상과 달리 내년 상반기까지도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지 않는 등 보수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노동시장의 회복시기가 더욱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2일 노동연구원은 올해 2ㆍ4분기부터 나빠진 노동시장이 내년 1ㆍ4분기까지는 악화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극심한 내수 침체로 노동시장에서 퇴장하거나 진입을 유예한 사람이 많아지면서 취업자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경제활동 참가율이 61.3%로 작년의 61.9%보다 0.6% 포인트 낮은 것은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로 노동시장 진입을 유예했거나 퇴장한 비경제활동인구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올해의 취업자수는 지난 해의 2,216만명 보다 3만7,000명이 줄어든 2,213만 명으로 전망된다”며 “이 같은 취업자수의 감소 현상은 98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부터는 실물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상황이 바뀔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보고 있다. 노동연구원 보고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8%를 나타낼 것이지만 내년에는 5.0%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올해 실업률은 3.4%로 지난해의 3.1%보다 0.3% 포인트 상승할 것이지만 내년 실업률은 금년보다 0.2% 포인트 낮아진 3.2%가 될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내년 2ㆍ4분기를 고비로 실업자수가 내년 상반기에 77만7,000명을 기록하고 하반기에는 70만3,000명으로 급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취업자수도 상반기에 2,238만명에서 하반기에는 43만여명이 늘어난 2,28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는 5%대의 경제성장률이 달성될 때 가능한 것으로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소 등 민간연구소의 전망치 4,4~4.5%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연구소의 예상이 빗나가거나 기업들이 설비투자 등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 노동시장의 회복은 지연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되고 정치불안이 지속되는 등 경제 악재가 온존하는 한 노동시장의 회복시기는 늦춰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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