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 비료보내기사업과 관련, 정부가 재계에 100억원을 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재계는 부채비율 감축 등 구조조정 일정을 맞추기 위해 단 한푼의 현금이라도 아껴야 할 시점에 정부가 과도한 준조세 부담을 요구하는 기탁금을 요구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측에 80억원,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에 각 10억원 등 총 100억원을 거둬 비료보내기 사업에 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경련의 경우 지난달 13일 월례 회장단회의에서 현대가 이미 기탁한 10억원을 포함해 회원사들이 총 20억원을 내기로 자발적으로 결의했으나 정부 고위관계자들로부터 추가증액을 요구받았다.
정부의 이같은 요청은 당초 비정부부문 모금목표액인 150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35억원만이 모금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외에도 포항제철에 10억원, 한국통신 10억원, 한국전력과 한국가스안전공사측에도 일정액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러시아·몽골 방문을 수행하고 1일 오후 돌아온 손병두(孫炳斗)부회장이 출근하는 2일중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입장을 정하고 5대 그룹 중심으로 분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상의나 무협은 아직 입장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기탁시한이 오는 15일인 만큼 경제단체들이 조만간 입장을 정할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직접 요청한 이상 재계가 이를 거부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손동영 기자 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