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대 기준금리·메가뱅크 탄생… 격변 속으로

■ 주요뉴스로 돌아본 2015 금융산업
1,200조 가계빚에 안심대출 몰려… 위비뱅크·써니뱅크 등 핀테크 열풍
인터넷전문은행 23년만에 첫 인가… 대형 조선사 부실로 채권銀 '한숨'
보험 상품·가격 22년만에 자율화도

안심전환대출 첫 날  /이호재기자
1,200조원 가계부채 해결 위한 안심전환대출 인기.
메가뱅크 KEB 하나은행 공식 출범
외환·하나은행 합병…자산규모 290조원 메가뱅크 탄생.
신한은행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7
비대면 인증 방식 개발 등 핀테크 열풍 지속.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케이뱅크
23년 만에 은행업 인가…인터넷전문銀 사업자 선정.


2015년은 금융계가 '가보지 않은 길'을 걷기 시작한 한 해였다. 우선 미국의 제로금리 기조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가 1%대로 내려앉았고 금융과 기술을 접목한 '핀테크'가 대두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나 P2P(개인 대 개인) 대출과 같은 단어들이 대중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도 전에 없던 변화다. 금융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해갔지만 금융계는 과거의 부실에 발목이 묶인 채 풍파를 견뎌야 했던 냉혹한 시간이었다. 대형 조선사들의 부실이 대거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채권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다사다난했던 금융계의 지난 1년을 금융계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꼽은 주요 뉴스를 통해 돌아본다.

◇가보지 않은 길…사상 첫 1% 기준금리 시대=한국은행은 지난 3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의 연 2.00%에서 1.75%로 내렸다. 우리나라 사상 첫 1%대 금리 시대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금리 문제는 미국이 9년 반 만에 제로금리를 버리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다시 한번 금융계 최고의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은행은 곧바로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지만 대세의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통합 KEB하나은행, 메가뱅크 탄생=노사 간 협상 난항으로 연기에 연기를 거듭했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9월 이뤄졌다. 이번 통합으로 자산 규모 290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은행으로 거듭난 KEB하나은행은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 등 기존 국내 대형 은행과 규모 면에서 나란히 하게 됐다.


◇가계부채 1,200조원 시대…안심전환대출 광풍=1,2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3월 야심 차게 내놓은 것이 바로 안심전환대출이다. 리스크가 큰 변동금리, 만기 일시 상환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되 2%의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당초 20조원의 한도를 40조원으로 늘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핀테크 열풍=금융과 기술을 접목한 '핀테크'가 올해도 금융계의 주요 화두였다. 이에 대응해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문 은행인 '위비 뱅크', 신한은행은 '써니뱅크' 등 핀테크를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삼성페이와 같이 대기업들의 핀테크 서비스가 시작되는 한편 신생 벤처기업들의 핀테크 사업 진출도 두드러졌다.

◇23년 만의 은행업 인가…인터넷전문은행 도입=11월 금융위원회가 다음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으로 구성된 카카오뱅크와 KT·우리은행이 참여한 케이뱅크 두 곳을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로 선정하면서 내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두 은행이 인가를 받으면 23년 만의 신규 은행이 탄생하는 셈이다.

◇계좌이동제 시행=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개혁 과제의 일환인 계좌이동제가 10월 서비스 첫날 2만명이 넘는 고객이 이용하는 등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계좌이동제란 계좌에 연결된 자동이체를 한번에 옮길 수 있어 주거래 은행을 쉽게 바꿀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22년 만의 보험 가격 자율화=금융 개혁의 일환으로 10월 보험 상품과 가격이 무려 22년 만에 전면 자유화됐다. 보험사들이 각사의 운용수익률이나 상품 개발 능력에 맞춰 보험상품을 만들고 다양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규제 완화는 보험 산업에 족쇄를 풀어준 조치인 동시에 보험 산업을 무한 경쟁으로 몰아넣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쇼크=조선 업계 불황으로 금융권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최대 5조원대 손실을 내면서 국내 기업 구조조정과 금융계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을 직접적으로 관리해온 산업은행은 이번 사태로 위기 관리 대응에 대한 허점을 질타 받았다.

◇사상 첫 0%대…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최대 0.7%포인트 인하되는 방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영세가맹점 카드 수수료가 1.5%에서 0.8%로 사상 처음 0%대로 떨어졌다. 경쟁 심화와 더불어 핀테크의 공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 산업은 이번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또 한번 위기에 처하면서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매각설까지 흘러나왔다.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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