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수당' 놓고 첨예한 대립… 서울시-정부 결국 법정 가나

市 "복지예산 재의 수용 못해… 사회적대타협 기구서 논의"
복지부는 "별도 기구 필요없다" 거부… 대법원 제소 추진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연합뉴스
정진엽 복지부 장관
정진엽 복지부 장관


'청년수당'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정부는 서울시를 비롯한 9개 지방자치단체에 사회보장기본법상 사전협의 의무를 위반한 복지사업의 예산 편성을 다시 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정부의 이 같은 예산안 재의 지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신 청년수당을 포함한 청년 문제 전반을 논의할 '사회적 대타협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정부에 요청했다.

총리실 직속기구인 사회보장위원회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성남시 등에 신설 복지예산 재의를 요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강완구 사보위 사무국장은 "사회보장기본법은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하는 경우 복지부 장관과 반드시 협의를 거쳐야 하고 협의 조정 결과를 따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의회가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거나 협의 결과와 다르게 예산안을 의결한 것은 명백한 법령 위반에 해당돼 재의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재의 요구 지시를 받은 단체장이 재의 요구 지시에 불응하거나 지방의회가 예산 편성을 변경하지 않고 동일한 내용으로 재의결할 경우 대법원에 제소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정부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서울시 간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불필요한 논쟁을 줄일 사회적 대타협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은 이날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대타협 논의기구 설치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다음달 11일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설령 정부가 이 사안에 대해 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서울시나 지금까지 논의해온 단위들이 중앙정부의 참여를 기다리면서 논의기구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제안한 사회적 대타협 논의기구는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여당과 여당, 청년·복지계, 공익 대표 등 5개 각 분야의 대표 4명씩 총 20명으로 구성된다. 정부 측 인사는 국무조정실과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행정자치부가 한 명씩 포함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관련 부처와 협의해 결정할 사항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노사정위원회에 청년분과가 있는데 여기에 서울시가 들어오면 될 일이지 별도의 기구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부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시는 청년수당과 관련해 복지부와 협의에 나서겠지만 그와 무관하게 해당 사업에 대해서는 강행할 방침임을 밝혔다. 전 기획관은 "복지부와의 협의를 위해 필요한 실무적 준비와 법률적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다"며 "다만 협의를 통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도 청년활동 지원사업은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못 박았다. /임지훈·양사록기자 jh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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