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마닐라 외곽 라구나 지역의 한 성당에서 열린 성탄절 전야 축하 미사에서 하얀 미사복을 입은 신부가 호버보드를 타고 제단 앞에 등장했다. 마이크를 꼭 쥔 그는 약 3분 동안 호버보드 타고 성당 복도를 빠르게 돌아다니며 크리스마스 축가를 불렀다. 예상치 못한 신부의 행동에 의자에 앉아 있던 신자들은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성당 안 신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그의 모습은 휴대전화에 찍혀 온라인에도 퍼졌고 유튜브 조회 수는 이날 현재까지 1,412만 건에 이른다. 그러나 그가 속한 가톨릭 산파블로 교구는 페이스북에 성명을 올려 “그가 관심을 끌려고 잘못된 행동을 했다. 그는 얼마간 교구를 떠나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찬반양론이 쏟아졌다. 신부를 옹호하는 이들은 영상 속 행복해하는 신자들을 보라고 호소했으며, 반대하는 이들은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신부는 “개인적으로 정신을 차리게 된 사건”이라며 자신의 행실이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교구는 덧붙였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