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기업 리스트] 1위 - 25위
입력 2015.12.30 15:38:48
수정
2015.12.30 15:38:48
정부는 무능해 보이고, 사회는 더욱 다양하게 분화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수십 개의 거대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난해한 문제들의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이윤창출이라는 동기의 힘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의구심을 가진 적이 있다면 ― 혹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좋은 일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 다음에 소개하는 51개 기업을 살펴보라.
NO. 1 보더폰Vodafone과 사파리컴 Safaricom
은행 서비스 불모지를 세계 경제에 편입시키다
영국에 본사를 둔 보더폰과 케냐 통신업체 사파리컴이 2007년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개발했을 때, 사람들은 그리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들은 엠페사 M-Pesa-은행계좌가 없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저축과 송금은 물론, 연금 수령 및 공과금 납부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가치 있는 아이디어로 여겼지만, 지역 경제를 탈바꿈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엠페사의 회원 수는 몇 개월 만에 급증했다. 현재 동아프리카, 인도, 루마니아, 알바니아에 거주하는 1,700만 명(대부분 생애 처음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한다)이 엠페사를 이용한다. 세계 은행(World Bank)의 경제학자 볼프강 팽글러Wolfgang Fengler는 “혁신적”이라고 높이 평가한다. “아프리카에서의 삶과 사업은 물론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도 바꿔놓았으며, 문자 그대로 침대 매트리스 밑에 묻혀있을 수도 있던 돈이 금융 시스템에 흘러 들게 만들었다.” 케냐 국내총생산의 42%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 엠페사를 통해 이동한다. 보더폰 입장에서는 자사 브랜드에 대한 고객충성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 사파리컴 CEO이며 현재 보더폰 소속으로 엠페사를 관리하는 마이클 조지프 Michael Joseph는 2010년 이후 케냐에서 보더폰 서비스를 해지한 고객의 비율이 0.1%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NO. 2 구글 Google(알파벳 Alphabet)
배움을 가로막는 많은 장애물들을 허물다 - 미국 U.S.
무지를 종식시키는 데 있어 구글보다 더 강력한 존재가 있을까? 거대 검색엔진 업체의 지식 확산 노력은 지구촌 구석구석에까지 미치고 있다. 모든 종류의 정보를 159개 언어로 제공, 수십억 명 이상의 사용자가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 달에 1,000억 개 이상의 검색요청을 처리하는 구글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본질적으로 변화시켰으며, 구글 이전의 생활을 기억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하지만 구글은 호기심 많은 사람을 위한 도구에서 그치지 않고, 학문적 협력의 발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구글 스칼러 Google Scholar는 상아탑의 진입장벽을 낮추며 오픈 사이언스 Open Science *역주: 과학 연구 및 자료에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려는 운동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고 있다. 공공개방 도서관 분야의 선구자인 플로스 PLOS에서 선임 고객지원 매니저를 맡고 있는 카트리오나 맥캘럼 Catriona MacCallum은 “플로스가 연구자들에게 제공하는 ‘발견능력’의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주장한다. 구글 번역(Google Translate)은 하루 10억 개 가량의 언어 미스터리를 해결하면서 의사소통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격차를 놀라울 만큼 실시간으로 줄이고 있다. 이미 2,500만 권의 책을 스캔해 놓은 구글 북스 Google Books는 가장 빠르고 광범위하게 ‘표기된 언어의 보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위성 기반 지도제작 툴인 구글 어스 Google Earth는 과학자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기후변화를 관측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미 국립 빙설자료센터(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의 제인 바이틀러 Jane Beitler는 “먼 곳의 데이터를 수집하기가 매우 수월해졌다”고 말한다(빙설자료센터에서는 해빙 감소 장면을 타임랩스 형식으로 제공한다). 바이틀러는 “이러한 변화가 북극곰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은 과학자든, 기후변화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원하는 일반인이든, 구글 어스로부터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구구절절한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강력한 법”이라고 설명한다.
NO. 3 도요타 Toyota / 일본 Japan
자동차 배기가스 절감을 위한 싸움에서 강력한 무기를 만들다
프리우스 Prius 는 트렁크 공간도 크지 않았고, 겉모습은 마치 볼이 통통한 코롤라 Corolla 와 비슷했다. 그러나 1997년 수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던 프리우스는 자동차 업계의 거대한 배출가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처음으로 큰 진전을 이루었다. 도요타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양산용 하이브리드 차의 동력은 휘발유가 반, 배터리가 반이었다. 연비는 자그마치 리터 당 17km에 달해 즉시 모든 사람을 사로잡았다. 현재 하이브리드는 신차를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3%, 일본에서는 30%의 판매량을 차지한다. 도요타의 전 세계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이에 더해 도요타는 9월부터 세계 최초 연료 전지 차량인 도요타 미라이 Mirai 를 출시하며 다시 한 번 미지의 영역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수소를 동력으로 삼아 물방울밖에 배출하지 않는 미라이가 전기차보다는 더 환경친화적일 것이다. 사람들은 기술 테스트를 통해 미라이의 잠재력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요타의 능력에 대해서는 확신하기가 힘들다. 미라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구축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용기 있는 자에게 행운이 따른다면, 도요타는 그 어떤 자동차업체도 가보지 못한 미지에서 이윤 창출의 준비를 마친 셈이다.
NO. 4 월마트 Walmart
낭비를 줄이도록 공급업체를 밀어붙이다 - 미국 U.S.
올해 초, 월마트의 CEO 더그 맥밀런 Doug McMillon은 1년에 두 번 개최하는 지속가능성 성취 회의를 시작하면서 새로 개선된 세탁 세제 퓨렉스 파워샷 Purex PowerShot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다. 맥밀런은 월마트가 제조업체 헹켈 Henkel과 함께 개발한 이 제품을 사용해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 제품보다 효율 측면에서 30%, 효과 측면에서 50% 향상됐지만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파트너십을 통한 월마트의 제품 개선 노력이 “계속해서 수십만 번” 반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대규모 지속가능성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전 CEO 리 스콧 Lee Scott이 월마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3대 목표를 내세워 새로운 시대를 연 지 10년이 지났다(3가지 목표는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한 공급률 100% 달성, 자사의 거대한 시스템에서 낭비되는 부분 제거, 더욱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이었다). 현재 월마트는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으로부터 26%의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 2010년과 비교하면 에너지원 단위 기준으로 9%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월마트의 1,300여 개 공급업체들은 지속가능성 지수(Sustainability Index)를 사용하고 있으며, 월마트는 2015년 말까지 자사 공급망으로부터 약 2,000만 톤의 온실가스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2020년까지 월마트 공급업체 포장재에서 재활용 제품 비율을 약 10억 파운드까지 늘릴 계획이다. 월마트는 올해 모든 직원의 최저 임금을 인상,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타깃 Target과 티제이엑스 TJX 같은 경쟁업체들이 임금을 올리도록 유도한 바 있다.
NO. 5 에넬 Enel
전력망을 청정 에너지로 채워 환경을 보호하다 - 이탈리아 Italy
사람들은 기존 대기업보다는 작은 규모의 신생업체가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세계 500대 기업 6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1,0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전력공급기업 에넬은 청정 에너지 분야를 이끄는 대기업이다. 풍력, 태양열, 지열 에너지 등의 재생가능한 자원을 이용한 전력 발전량이 전체의 38%에 이른다. 에넬의 CEO 프란체스코 스타라체 Francesco Starace는 이 수치가 4년 후 48%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며, 에넬-자회사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 그린 파워 Green Power로 지난 해 매출이 39억 달러였다-을 2050년까지 탄소중립업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NO. 6 지에스케이 GSK
혁신적인 말라리아 백신으로 지식과 희망을 일구다 - 영국 United Kingdom
지에스케이(글락소 스미스클라인 GlaxoSmithKline)에서 30년에 걸쳐 개발한 백신 모스퀴릭스 Mosquirix가 7월 유럽 의약품기구(European Medicines Agency)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은 엄청난 소식이었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온 세계 최초의 백신인 것이다(매년 2억 명의 사람들이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망하는 60만 명 중 대부분이 아이들이다). 임상 실험 중 아이들 사이에서 말라리아를 40% 가량 감소시켰던 모스퀴릭스가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제약 회사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질병을 퇴치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룬 것은 분명하다. 이 백신의 가격은 제조비용보다 5% 더 비싼 정도이며, 그 수익은 다시 열대성 질병 연구개발에 투자될 것이다. 하지만 이 백신을 개발하면서 얻은 통찰력을 기반으로 지에스케이는 더욱 훌륭한 사업능력과 과학적 잠재력을 얻었고, 이를 대상포진 백신 개발을 비롯한 다른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다. 메이오 클리닉 Mayo Clinic 백신 리서치 그룹 Vaccine Research Group의 그레그 폴란드 Greg Poland는 “개념 증명에는 성공했다.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다음 단계는 적절한 시기에 이를 개선해 기술을 다른 복잡한 질병에 적용하는 것”이라며 “C형 간염이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다음 표적 병원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NO. 7 제인 관개 시스템 Jain Irrigation Systems
스마트한 물 공급 기술이 시골 빈곤의 해결책이 되다 - 인도 India
제인은 인도의 소규모 농부 500만 명의 삶을 개선시키며 사업을 성장시켰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Maharashtra 주에 본사를 둔 제인은 1986년에 미량관개 시스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보통 기업화된 농장에 사용하던 이 기술을 지방 농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당시 지방 농장의 경작 규모는 매우 작았고, 전통적으로 강우나 조악한 물공급 기술에 의존하고 있었다). 제인의 ‘같은 물로 더 많은 작물을(Mor e crop per drop)’ 슬로건이 약속한 대로 작물에 따라 산출량이 50~300%까지 급증했고, 농부들의 수입도 증가했다. 제인은 산출량과 농부의 수입을 계속 증가시키기 위해 다른 노력도 병행했다.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은 작물종을 소개하는 한편, 망고의 고밀도 재배방식과 같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농부들에게 전수했다. 또 태양광 물펌프(농장에서는 전기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업과 금융사업, 그리고 코카콜라나 유니레버 등과 관계된 식품가공사업을 시작, 지방 농부들의 장비를 위한 시장도 마련했다. 규모 측면에서 세계 2위의 점적관수 시스템 판매업체인 제인은 현재 116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NO. 8 시스코 Cisco
중동의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다 - 미국 U.S.
팔레스타인 자치구의 정치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지역 경제 성장이 어렵다는 점이 새삼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스코는 첨단 기술을 통해 자사의 이스라엘 지사와 팔레스타인 지사 간 외주 협력을 앞장서 추진했다. 이러한 노력에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대기업들이 동참하며 2010~2014년 해당 지역 IT 외주 분야가 64% 성장할 수 있었다(이러한 IT 사업은 현재 서안지역 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한다). 중동지역 컴퓨터 네트워크 인프라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시스코는 지역 기업 육성시설 및 청년 교육 프로그램에 1,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시스코의 서안지역 투자는 이 기업의 광범위한 네트워킹 아카데미 Networking Academy 프로그램에서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 프로그램은 1997년 이후 전 세계에서 550만 명의 학생들에게 교육훈련을 제공했다(대부분 자체 첨단기술 분야가 자리잡지 못한 국가에서 이룬 결과이다).시스코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까? 다양하고도 저렴한 기술 인력풀을 확보하는 한편, 수십 개의 신규 시장에 진입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NO. 9 노바티스 Novatis
가난한 이들에게 필수 약품을 제공하다 - 스위스 Switzerland
2006년, 노바티스는 야심 찬 계획을 시작했다. 설사, 기생충, 영양실조, 호흡기질환 퇴치를 위한 기초 치료약 등의 여러 필수 약품을 인도 시골지역에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 자선사업의 관점에서 보면 칭찬할 만한 목표였지만, 노바티스는 지속가능한 방식을 원했다. 이 계획 자체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사업이 돼야만 했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 보건 교육 수준이 낮았고, 의사가 부족했으며, 유통 경로도 존재하지 않았다. 노바티스는 의사를 투입했고-이들은 2010년 이후 지금까지 거의 100만 명의 환자를 치료했다-감염 예방에 필요한 위생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아로갸 파리바 Arogya Parivar-힌두어로 ‘건강한 가족’을 의미- 라는 이름의 이 벤처사업 계획은 시작한 지 31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이제 케냐, 인도네시아, 베트남에도 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NO. 10 페이스북 Facebook
자선활동을 위한 앱 역할을 하다 - 미국 U.S.
기업 전문가들은 연계성의 힘이 가진 가치를 칭송하고, 사회 철학자들은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한다. 지질학적인 시각에서 보면, 이러한 가치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만들어낸 곳이 페이스북이다. 실제 월간 사용자가 15억 명에 이르는 이 사회관계망 서비스는 단순한 친구 찾기 서비스에서 출발했지만,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의 ‘현관(global front porch)’이 됐다. 먼 곳에 떨어져 살며 사라졌던 문화적 유대감을 유지시켜주고, 전 세계가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해줬다. 이러한 연대의식이 가끔씩 테러단체 아이시스 ISIS 단원 모집과 같이 드물지만 불미스러운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대부분의 경우 좋은 일에 활용된다. 2014년 진행됐던 아이스 버킷 챌린지 Ice Bucket Challenge를 생각해보라. 네트워크에서 수백 만에 달하는 엄청난 수의 사용자가 미 루게릭병 협회(ALS Association)를 위해 1억 1,500만 달러를 모금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이다.
NO. 11 마스터카드 MasterCard
‘현금과의 전쟁’을 벌여 수백 만 명을 돕다 - 미국 U.S.
마스터카드의 남아프리카 사업부를 담당하는 마크 엘리엇 Mark Elliott은 마스터카드가 현금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한다. 제품 구입에 여전히 현금을 사용하는 전 세계 수십 억 명의 사람들(인구의 85%)은 터무니없는 이자율-월급 직전 소규모 무담보대출(payday loans)을 생각해보라-에서부터 현금도난에 이르는 모든 위험에 취약하다. ‘현금 경제’에서는 수십 억 달러의 세수가 파악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도 비용을 발생시킨다.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수닐 굽타 Sunil Gupta 교수는 이러한 비용을 모두 고려했을 때, 현금의 비효율로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은 국내총생산의 1.5%에 달한다고 지적한다. 마스터카드는 정신 없을 만큼 많은 수의 전선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다. 500개 이상의 금융 편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가장 오래된 싸움 하나를 위해 마스터카드는 남아프리카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1,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직불 카드를 통한 사회적 혜택을 제공했다. 기존 시스템은 허점이 많고 비효율적이어서 사람들이 현금을 구하기 위해 중심가로 나가 줄을 서야 했다. 전자 화폐로 전환하자 사기범죄가 줄어들었고, 남아프리카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2,500만 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었다. 마스터카드는 파트너십을 통해 창출되는 매출 규모 공개를 거부하고 있지만, 해당 파트너십과 자사의 금융 편입 노력이 전반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강조한다. 엘리엇은 “마진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규모와 덩치가 지속가능성을 촉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규모’라는 말을 했을 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마스터카드는 2013년 이후 1억 5,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정규 금융시스템에 편입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O. 12 그라민 은행 Grameen Bank
좋은 일에 큰 힘이 되는 소규모 대출 - 방글라데시 Bangladesh
경제학자 무함마드 유누스 Muhammad Yunus에게는 한 가지 가설이 있었다. 그는 소규모의 무담보 대출을 통해 방글라데시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스스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1983년 인가를 받은 그라민 은행은 유누스의 가설이 옳다는 것을 입증했다. ‘소액금융(Microcredit)’은 자립에 성공했고 수익까지 창출했다. 그 후, 그라민 은행은 870만 명의 사람들에게 174억 달러를 대출해주었다. 대부분 가난한 여성이었다. 상환율은 98.3%에 이를 정도이며, 1990년 이후 적자를 냈던 해는 3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라민 은행이 이러한 변화의 선례를 남겼다는 점 또한 중요한 사실이다. 세계 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전체 대출 중 소액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소 600억 달러에 이르며 1억 3,500만 명의 사람들을 도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누스가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2006년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것이다.
NO. 13 알리바바 Alibaba
중국 시골의 거래 활성화를 이끈 번영의 도구 - 중국 China
알리바바의 초기 사업모델은 중국의 도매업체-청바지부터 스쿠터에 이르는 모든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업-와 전 세계 거대 바이어를 연결해주는 것이었다. 사업이 번창하면서 알리바바는 소비자 중심의 몇몇 쇼핑몰-이베이와 유사한 타오바오 Taobao 및 아마존과 유사한 티몰 Tmall-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현재 이 쇼핑몰들이 알리바바 매출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쇼핑몰은 중국의 지방 판매자들에게 특히 요긴하다. 그들 중 200만 명 이상이 적극적인 사용자다. 타오바오에 신선한 농작물을 판매하는 농부도 있고, 장신구를 판매하는 소규모 제조업자도 있다. 예전에는 이런 판매자들이 중국 대부분의 다른 지역을 비롯, 세계로부터 단절돼 있었다. 시골지역 구매자들 역시 새로운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변화했다. 알리바바는 수천 만 명의 빈민들이 인터넷은 물론, 번영하는 경제에 유입되도록 만들었다.
NO. 14 다농 Danone
가장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영양을 제공하다 - 프랑스 France
거대 식품업체들은 좀 더 건강에 좋은 식품을 생산하는 데 있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황이지만, 다농(2007년 정크푸드 사업을 중단했다)의 경우에는 그 의지가 확고하다. 식품업체들의 영양 관리 상태를 측정하는 기관인 액세스 투 뉴트리션 인덱스 Access to Nutrition Index의 잉게 카우어 Inge Kauer 이사는 “다농이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다농은 이 기관이 평가한 지수에서 2013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말 새로운 순위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농은 브라질 청년층의 식생활을 분석, 가장 잘 팔리는 치즈제품의 영양성분을 조정-당을 줄이고 비타민을 첨가했다-했는데, 판매량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또 방글라데시에서는 아이들이 다농의 고영양 요구르트 샥티도이 Shokti- Doi를 일주일에 60만 개씩 소비하고 있다(12위를 차지한 그라민 은행이 협조하고 있다).
NO. 15 비와이디 BYD
개선된 버스로 스모그 문제 해결을 시도하다 - 중국 China
세계 대기오염의 절반은 교통수단으로부터 발생하고 있으며, 그 중 디젤 버스가 환경에 가장 큰 해를 끼친다. 중국 자동차 생산업체 비와이디는 배터리를 동력으로 하는 자사 버스를 통해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한 번 충전으로 하루 종일 운행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버스다). 또 디젤 버스와 비교했을 때 운행이 가능한 기간의 관리비용이 더 저렴하다. 스모그 오염이 심각한 중국의 여러 도시에서 환경을 개선하고, 미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연방 대기 환경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절반에 이르기 때문이다). 비와이디는 올해 중국 내에서 버스를 6,000대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에 새로 공장을 세우며 미국에까지 시장을 넓히고 있다.
NO. 16 시멕스 Cemex
빈곤층도 구입할 수 있는 DIY 주택 - 멕시코 Mexico
1990년대 중반까지 멕시코 시멘트업체 시멕스의 주된 사업은 거대 계약업체들에게 건축자재를 판매하는 것이었다. 경제위기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하자 시멕스는 기존 사업모델을 대대적으로 수정해 멕시코 도시 근로계층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고자 했다. 스스로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고정 비용을 지불하면, 이들에게 건축 자재와 기술 지원을 제공한 것이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생애 처음으로 자가를 소유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남미 지역에서 약 50만 가구의 주택이 시멕스의 지원을 통해 세워졌으며, 건축에 들어간 비용과 시간은 기존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NO. 17 디스커버리 Discovery Ltd.
환자들에게 효과 좋은 건강한 습관을 만들다 - 남아프리카 South Africa
남아프리카에 위치한 디스커버리는 바이털리티 Vitality라는 활동 추적 프로그램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프로그램은 고객의 건강한 활동습관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데, 심지어 체육관 회원권 비용도 대신 지불해준다. 독립된 별도 연구에 따르면, 바이털리티 회원들이 신체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 장기 회원들의 경우에는 병원 입원 빈도가 7.5% 더 낮고. 입원기간도 눈에 띄게 짧다. 사업성도 좋다. 디스커버리의 연간 운영 수익은 5억 달러에 도달했으며, 새로 바이털리티의 보험 파트너가 된 업체로는 유럽의 존 행콕 John Hancock과 제네랄리 Generali, 그리고 중국 핑 안 Ping An 등이 있다.
NO. 18 노보 노디스크 Novo Nordisk
당뇨병 확산으로 임무가 확대되다 - 덴마크 Denmark
1994년, 중국 내 당뇨병 환자- 현재 중국과 미국의 당뇨병 환자는 각각 9,630만명, 2,600만 명이다-중에서 정기적으로 인슐린 치료를 받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같은 해 덴마크의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중국 내 당뇨병을 퇴치하겠다고 나섰다. 수만 명의 의사를 훈련시키고, 환자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지역 생산 및 연구개발에 투자하기도 했다.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2011년 연구보고서는 이러한 노력 덕에 14만 명의 사람들이 당뇨병 관련 합병증으로부터 목숨을 구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노보는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63%를 기록 중이다.
NO. 19 사브밀러 SABMiller / 영국 U.K.
거대 브랜드 구축에 도움이 되는 소기업 지원
맥주의 가치에 대해 장시간 열변을 토할 독자가 많겠지만, 사브밀러는 자사 제품이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데 집중해왔다. 원료를 제공하는 주주 농부에서부터 사브밀러의 제품을 판매하는 소규모 상점 점주에 이르는 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사브밀러 전략의 기저에 깔려있다. 우간다에는 사브밀러가 지역에서 개발한 수수 맥주인 이글 Eagle이 있는데, 현재 2만 명의 지역 농부들이 참여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이글은 저렴하면서도 일반 대중을 위한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남미에서는 78만 개에 이르는 작은 상점과 소규모 소매점들이 사브밀러 매출의 약 40%를 책임지고 있다. 이곳에 자금을 투입해 사업 관련 교육과 지원을 제공했고, 덕분에 2013년 이후 지역 내 상점들의 제품라인 평균 매출이 12.8% 증가했다.
NO. 20 IBM IBM
뛰어난 슈퍼컴퓨터를 의학연구에 투입하다 - 미국 U.S.
IBM의 왓슨 Watson이 이제 퀴즈쇼 제퍼디! Jeopardy!에서의 경쟁을 뒤로하고 암치료를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에서는 이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의학 저서, 환자 기록, 임상실험 결과를 분석해 의사들이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왓슨은 최근 베일러 의과대학(Baylor College of Medicine)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며 몇 주 만에 2,300만 편의 과학논문 초록을 검토했고, 표적으로 삼을 만한 6종의 암 관련 단백질을 알아냈다(보통 연구진이 이러한 결과를 얻는 데는 1년이 걸린다). 다음 과제는 아프리카의 보건의료 적용방식 개발을 위한 1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이다.
NO. 21 로샨 Roshan
전쟁에서 발휘한 용기…아프간서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다 -아프가니스탄 Afghanistan
2009년 아프가니스탄 선거 기간 동안 탈레반 반군은 새로운 무기 훈련을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 최대 통신서비스 제공업체 로샨이 소유한 이동전화 기지국이 그 표적이었다. 1,400만 달러의 가치를 지닌 18개의 기지국이 폭파됐지만, 로샨은 이러한 기지국 파괴 행위를 막을 수도 있었던 협상금액을 내놓지 않았다. 아마 이 글에 나열된 기업 중 이 정도의 압박 속에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로샨은 새롭게 발전하는 아프가니스탄을 위한 주춧돌이 됐다. 아가 칸 개발 네트워크(Aga Khan Development Network)가 2003년 설립한 로샨은 아프가니스탄 국민 600만 명이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줬다. 이전에는 많은 이들이 이동전화를 이용하기 위해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야만 했다. 로샨은 자체 자선 네트워크의 한 부분인 원격의료 프로젝트, 학교, 무료급식소 등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인프라에 6억 달러 이상을 재투자했다.
NO. 22 뱅가드 Vanguard
위기에 처한 미국 은퇴자들을 보호하다 - 미국 U.S.
미국 중산층에게 있어 많은 수의 은퇴 후 생활보장 수단이 무너져버렸다. 사회보장제도와 주택자산은 불안해 보이고, 연금은 거의 사라졌다. 미래를 대비하려는 5,200만 명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401(k)s처럼 ‘직접 투자 방향을 정하는(self-directed)’ 연금 상품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용으로 인해 평생에 걸쳐 조금씩 수만 달러를 잃을 수도 있다. 지수 투자의 강자 뱅가드는 이러한 비용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많은 일을 이룩한 기업이다. 지수 펀드는 시장을 파괴하기 보다는 조화롭게 만들기 때문에 비용을 낮게 유지시키는 효과가 있다(뱅가드의 평균 수수료율은 연 0.18%다). 그 결과 경쟁 펀드들은 비용을 낮추거나 좋은 수익으로 높은 비용을 정당화해야만 하는 압박을 받게 된다(대부분 이런 압박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현재 미국 투자자들은 지수 편드 및 상장지수 펀드에 거의 4조 달러를 투자한 상황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 투자비용이 2004년 이후 29% 하락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NO. 23 스타벅스 Starbucks
변동성 큰 작물 재배 농가에 안정성을 제공하다 - 미국 U.S.
스타벅스는 65개 국가에 2만 1,000개의 매장을 보유한 엄청난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자사 공급망과의 호의적인 연대감을 잃지는 않았다. 스타벅스가 올해 매입할 약 45kt의 커피 중에서 99%는 공정무역을 통한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벅스는 현재까지 커피 농가에 2,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덕분에 이 변덕스러운 작물을 재배하는 4만 명의 농부들은 그 진정성을 믿게 됐다.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3,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또 연구에 자금을 투입, 커피업계의 가장 큰 숙적을 물리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로 커피녹병에 내성을 지닌 새로운 커피품종을 찾으려는 것이다.
NO. 24 파타고니아 Patagonia
친환경으로 매출신장을 이루다 - 미국 U.S.
1996년, 파타고니아는 더 이상 살충제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자사의 모든 의류로부터 전통적인 목화를 제거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소매업체라는 명성을 얻었다. 이후에도 자사 의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를 대중에 공개했고, 재활용된 재료로 제품을 생산하기도 했다. 2011년 시작된 파타고니아의 ‘이 재킷을 구입하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캠페인은 고객들이 제품을 덜 구입하고, 이미 소유한 제품을 재사용하도록 독려했다. 덕분에 파타고니아는 지속가능성을 앞장서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이러한 슬로건에도 파타고니아의 연간 매출은 캠페인 이후 2년 간 거의 40% 성장했다.
NO. 25 카길 Cargill
평범한 가정용품으로 영양부족에 맞서다 - 미국 U.S.
1억 9,400만 명의 사람들-그 중 40%가 아이들이다-이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에서는 식용유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도 가정의 99%에서 이 가정용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식용유는 인도 영양부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 실명부터 감염 취약성까지-를 해결하는 데 가장 확실한 무기이다. 그런 측면에서 인도에서 연간 50만 톤 이상의 식용유를 판매하는 카길이 2008년 자사 제품에 비타민 A와 비타민 D를 첨가해 성분을 강화시킨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 카길 푸드 인디아 Cargill Foods India의 CEO 시라지 초드리 Siraj Chaudhry는 연간 100만 달러를 투자해 영양성분을 강화하면, 경쟁력도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비자들도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쟁업체들이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제 인도 내 식용유 대부분은 성분이 강화된 제품이다. 영양불균형 개선을 위한 국제협력기구(Global Alliance for Improved Nutrition)의 그레그 가렛 Greg Garrett은 “업계 전체에 있어 촉매제가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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