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3無가 만들어낸 '빈손 서민특위'


"그동안 특별위원회 중에서 제대로 성과 낸 곳이 있었습니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도 예상됐던 결과입니다."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가 막바지 활동에 접어들던 시점. 한 여당 보좌진은 서민특위 활동에 갖는 기대감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약 1년간 진행된 서민주거특위는 보좌진의 말처럼 결국 '빈손 특위'라는 오명만 남긴 채 활동을 마감했다.

이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여야에 있다. 서민주거안정연석회의 등 시민사회단체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총 11차례 진행된 회의에서 여당은 43.4%라는 저조한 출석률을 보였다. 새누리당의 무관심 속에 대부분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회의에서 제대로 된 논의를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야당 역시 지난 2014년 12월 부동산 3법(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 유예, 재건축조합원 3주택 분양 허용)의 통과 대신 서민주거특위를 얻어낸 만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어떤 협상력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부에서 찾을 수 있다. 서민주거특위는 전월세난의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제시해보자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정부는 1년 동안 '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반대' 입장만 고수했다. 전월세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정부가 인식하고 있다면 반대 이외에 다른 방안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한 번이라도 보였어야 했다.

그나마 도출된 결과물 중 하나인 '전월세 전환율 인하'도 효과가 제한적이다. 정부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 기존 임차인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반대를 고수했지만 막상 전월세 전환율 인하 적용을 기존 계약뿐만 아니라 신규 계약까지 넓히는 것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전월세 전환율 인하는 계약기간 중간에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경우에만 적용돼 사실상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서민주거특위의 초라한 마무리는 여야의 무관심과 무능, 정부의 무책임 삼박자가 톱니바퀴처럼 들어맞은 결과다. 차라리 앞다투어 서민들의 주거난을 해결하겠다는 '말 잔치'라도 안 했다면 더 나았을 듯싶다.


/건설부동산부=권경원기자 nahere@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