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가 악천후로 연속 2주째 파행을 겪고 있는 중에도 ‘탱크’ 최경주 (34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의 전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30일 미국 PGA투어 HP클래식(총상금 510만달러)이 개막된 루이지애나주 뉴 올리언스의 잉글리시턴 골프장(파72ㆍ7,116야드). 최경주는 지난 2002년 바로 이 장소에서 당시 컴팩 클래식이었던 이 대회 우승으로 PGA투어 데뷔 첫 승을 올렸던 감격을 재현하려는 듯 맹타를 휘둘렀다. 버디 6개와 보기1개로 5언더파 67타. 아직 18홀 플레이를 다 마치지 못한 선수들이 많지만 진 사우어스와 폴 에 이징어, 로버트 댐런, 크리스 디마르코 등 4명의 공동 선두에 불과 1타 뒤 진 공동 5위다. 폭우로 경기가 중단됐다가 해가 져버려 결국 156명 중 75명이 첫날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한 기상 컨디션을 고려하면 ‘2년 만의 정상복귀’에 기대를걸어도 좋을 성적이다. 최경주는 이날 특히 뛰어난 그린 주변 플레이로 퍼트 수를 25개로 마무리, 우승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날 최경주의 드라이브 샷 평균 거리는 무 려 314야드. 그러나 페어웨이 적중률은 57%에 그쳤다. 드라이브 샷의 정확 도가 떨어진 것은 최근 교체한 테일러메이드 ‘r7쿼드’ 드라이버가 아직손에 다 익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프에서 자주 샷을 한 탓인지 아이언 샷의 그린 안착률도 66.7%로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경주는 그 동안 익혀 온 다양한 어프로치 샷 실력을 과시하며 볼 을 1퍼트 거리에 떨궈 파 세이브를 했고, 홀에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정 교한 퍼트 감각으로 홀인 시킴으로써 스코어를 줄였다. 3~5㎙ 사이의 버디 퍼트는 거의 놓치지 않았고, 파5의 15번 홀에서는 9㎙가 넘는 긴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갤러리들을 흥분 시켰다. 10번 홀부터 경기를 시작했던 최경주는 파5의 11번 홀에서 페어웨이 벙커에서 그린 옆 벙커로 볼을 날리는 위기 속에서도 버디를 챙겨 상승세를 예 고했다. 15번 홀에서 긴 버디를 성공시킨 그는 파4의 16번 홀에서는 홀 1㎙에 볼을 붙이는 아이언 샷으로 다시 1타를 줄여 전반에만 3언더파가 됐다. 후반 들어 파5의 2번 홀서 다시 버디를 챙긴 그는 파4의 5번 홀에서 클럽을 잘못 선택해 볼이 그린을 넘어가는 바람에 보기를 했지만 파5의 6번 홀 과 파3의 8번 홀에서 다시 1타씩 줄여 5언더파가 됐다. 최경주는 이날 파5홀 4개에서 모두 버디를 낚았다. 경기를 마친 뒤 최경주는 “그린이 내게 맞는다. 드라이브 샷 거리도 늘어 골프가 쉬워졌다”며 “마스터스 3위 입상 후 자신감이 커졌지만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나상욱(20ㆍ코오롱엘로드)은 1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