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KAL, 서울-파리 노선 신경전

아시아나 파리 취항 추진에 KAL "中시장부터 개척하라"

오는 21~22일 파리에서 열리는 한국-프랑스항공회담을 앞두고 파리의 샤를 드 골 공항 취항을 노리는 아시아나 항공과 이를 견제하는 대한항공간의 치열한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간 정부는 아시아나 항공의 요청을 받아들여 프랑스측에 복수 항공사 취항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프랑스측은 양국간 연간 항공 승객이 40만명은 돼야복수화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지난해 양국간 항공 승객은 33만여명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또 아시아나항공이 서울-파리 노선에 취항할 경우 유일한 한국취항 자국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의 승객 점유율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주 항공회담을 앞두고 아시아나항공은 단수 항공사 취항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고 한불 수교 120주년을 맞아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정립한다는 차원에서이번엔 파리 취항이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파리를 방문한 아시아나 항공 고위 관계자는 "1973년 한불 항공협정 체결이후 지금까지 단수 항공사제로 유지돼 자사의 파리 취항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프랑스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에는 복수 항공제를 허용하면서도 한국에만 단수항공사제를 고수하는 차별대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수 항공사의 파리 취항에 따라 만성적인 공급 부족으로 인한 좌석난이발생해 여행객들이 제3국을 경유해 프랑스로 들어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수 항공사 운항 체제가 되면 편리한 항공 스케줄 선택, 서비스 개선, 합리적인 가격 제공, 추가 시장 수요 확보가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대한항공측은 "아시아나 항공은 복수 취항 조건만 충족되면 언제든지파리에 취항할 수 있는데도 프랑스 정부가 조건 불충족을 이유로 4번에 걸쳐 거부한사안을 또 다시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불 항공회담에 앞서 파리에 온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는 14일 "아시아나항공의파리 취항에 반대하지 않는다. 현재 승객 증가 추세를 보면 올해나 내년쯤에 프랑스정부의 기준을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시장 개척 우선 순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과 정부는 때가 되면 성사될 파리 취항을 서두르기보다는 매년 수요가 30% 이상씩 큰 폭으로 증가하는 중국과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들 쪽의노선 확대를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이 이스탄불 노선에 취항했다가 결국 포기하면서 터키항공만이 노선에 단독 운항하게 됐다"며 건설교통부의 무원칙 노선 정책이 우리나라 항공사의 경쟁력 저하와 국부 유출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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