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입원한 김대중(87) 전 대통령이 16일 새벽 위급한 상황을 맞는 등 건강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16일 오후3시 병원에서 가진 긴급 브리핑에서 “어젯밤부터 김 전 대통령의 호흡이 가빠진 뒤 산소포화도가 86%까지 떨어져 오늘 오전3시께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며 “호흡기 부착 후 상태가 나아졌으며 맥박ㆍ호흡ㆍ체온 등 바이탈 수치는 정상범위 내에 있다”고 발표했다.
동맥혈액 중 산소농도를 의미하는 산소포화도는 정상치가 95% 이상으로 90% 아래로 내려가면 호흡이 곤란해져 위급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후 김 전 대통령의 산소포화도는 90%대를 회복했다.
박 원장은 “현재 김 전 대통령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안정을 취하고 있다”면서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상태가 좋아지고 폐렴 증세가 나아지면 호흡기를 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감기 기운과 미열 때문에 지난 13일 입원해 정밀검진을 받았으며 15일 폐렴으로 확진돼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2005년 8월과 9월에도 폐렴 증세로 입원한 적이 있으며 현재 주3회 신장혈액 투석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