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창의 tvN 대표

"지금이 도약의 시작 3년내 손익분기점 도달"
개국 프로그램 선정성 논란 지상파 잣대로 평가하면 안돼


최근 방송가의 관심은 단연 지난 9일 개국한 CJ미디어의 새 케이블채널 tvN에 모아지고 있다. 개국축하쇼 엄정화의 ‘속옷패션’은 거침없는 tvN 행보의 시작이었다. 프로그램 자체 제작율 50%라는 기존 케이블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tvN에선 신동엽, 아유미, 옥주현 등 국내 최고 스타들이 ‘작심하고’ 지상파에선 상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개국 드라마로 마련한 16부작 ‘하이에나’만 해도 제작비만 50억원이다. ‘또 하나의 지상파’를 표방하고 나선 tvN의 중심엔 송창의(사진) 대표가 있다. ‘뽀뽀뽀’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일요일 일요일 밤에’ ‘남자 셋 여자 셋’ ‘세 친구’ 등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ㆍ제작하며 ‘스타PD’로 군림했던 그가 케이블 CEO로 변신했다. 그의 행보는 분명 지상파와 뉴미디어간 ‘방송권력 이동’과 일정 부분 맥이 닿아 보인다. -개국 3주차다. 채널을 자평한다면. ▦PD 시절에나 지금이나 조급하지 않다. 능력만큼 최선을 다 하면 결과물은 따라오게 마련이다. 지금으로서는 현장과 최고경영진 모두 80점 이상은 주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스타PD’에서 CEO로 변신했는데. ▦4월에 CJ에서 제안을 받았다. 영원한 연출자로 남고 싶어 2001년 친정을 떠났다. 욕심만 부리다가 자칫 회사에 피해를 끼치면 어쩌나 고민이 많았다. 내 능력을 확인해 보고도 싶었다. 결정을 내린 이상 이제부턴 전쟁이다. -개국과 동시에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선정성 부분에서 비판이 많았는데. ▦tvN이 기존 케이블 채널보다 야한가? 전혀 아니다.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 문제로 보고 싶다. 기존 케이블은 지상파와 차이가 현격했다. 시청자들도 ‘케이블이니까’라는 마음으로 넘어갔다. 그런 상황에서 tvN이 적어도 비주얼 면에서 지상파와 차이가 없으니 시청자들이 ‘케이블’이란 생각을 잊은 거다. 지금의 논란은 지상파의 잣대로 tvN을 평가하는 데서 나온다. 이제 케이블이 과거와는 다른 지위에 올라선 것이다.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왔는데. ▦MBC에서 25년간 PD로 일했다. 오기 전 주위에서 케이블 업계에 대한 안 좋은 얘기를 많이 들은 게 사실이다. 막상 오고 나니 장점만 보인다. 지상파엔 없는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진다. 지상파와 케이블은 관점 자체가 다르다. 이 쪽 경영진들은 지금이 아닌, 10년 후가 관심사다. 10년 뒤 미디어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대처해야 할 지 고민하고 노력한다. 지금 케이블이 뜬다고 하지만 최고경영진 측에서는 이미 “TV는 끝났다”고 말할 정도다. 지상파는 아무래도 그런 노력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tvN의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지상파와 1:1로 겨루기엔 모든 면에서 열악한 게 사실이다. 다만 tvN이 넘어설 수 없는 큰 산과 같았던 지상파와 케이블의 간극에 다리를 놓았다고 할까. 지난 10년간 케이블이 밖에서 사 온 프로그램만으로 먹고 살았다면 이젠 콘텐츠 생산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할 때고, tvN은 분명 도약의 시작이 될 거라고 본다. 3년 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게 당장의 목표다. 제작 역량도 쌓으면서 손익분기점도 맞춘다면 정말 제대로 괜찮은 길을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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